미나토 가나에 소설 [유토피아] / 행복을 목전에 두고 서성이는 착한 사람들
나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사람을 찾아가 위로를 갈취하는 일. 선의라는 말로 타인의 불안을 자신의 안도감으로 삼는 폭력들. 애초에 그것은 폭력일까, 자존감일까. 자존감을 지키려 할 때면 나는 어떤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 행복이 누군가의 불행 위에 세워지는 것 같이, 자존감 역시 누군가의 자존감 위에 세워지는 것만 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더 행복해질거야’ 라는 개인의 의지는 분명 선의에 가깝지만, 어쩐지 주변 사회를 불행하게 하는 악의가 저변에 깔려 있는 것 같다. 지독한 입시 경쟁에 시달린 나는 행복과 불행을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초 납작한 형태로 쥐고 살아가는 기분이다. 미나토 가나에의 신작 소설 [유토피아]는 작가가 ’선의가 향하는 끝에 어쩌면 해결하기 힘든 결과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라는 ..
2017.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