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리뷰 / 동시대 작가를 알아가는 기쁨과 위안
중학교에 막 올라갔을 무렵 할아버지 집에서 생활한 적이 있습니다. 할아버지 집이라 해봐야 제가 살던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었지만 환경이 바뀐 탓인지 사춘기에 접어들어서인지 세상 모든 것이 달라보였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할아버지는 줄곧 "인생에서 친구는 한 명만 있어도 성공한 것이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속으로 '같은 반 친구만 30명이 넘고, 매일 보는 동네 친구들이 6명이나 되는데…'라고 생각하며 흘려 들었죠. 나이가 들고 관심사가 뚜렷해지며, 또 하는 일이 정해지며 자연스레 친구 관계도 좁아졌습니다. 고향에서 동네 친구들을 우연히 마주치면 형식적인 대화를 하고 어색한 마음에 얼른 -"다음에 술 한 잔 하자"는 빈 말로- 작별인사를 건네곤 합니다. 친구라는 존재가 영..
2015.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