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먼 나이트 [단편 소설 쓰기의 모든 것] / 회색 대륙의 싱글라이더
그리고 나도 어느새 그 대륙에 도착해버렸다. '야 뭐 재밌는 거 없냐'의 세계. 운이 좋았다면 속도를 늦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은 다다르게 된다. 이 회색의 대륙에. 아마도 나는 뮤지션 오지은이 수필집 [익숙한 새벽 세시]에 쓴 회색의 대륙에 도착한 것 같다. 간간히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는 친구들을 만날 때면 뭐 재밌는 거 없냐, 라고 따지듯 묻지만 다들 없다고 한다. 나와 두 살 차이로 친하게 지내는 형 J는 일 년 전 쯤에 회색의 대륙에 도착한 뒤 담담히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고 있다고 고백했다. 오지은 씨의 생각대로 모두가 언젠가는 회색 대륙에 사는 것 같으니, 나도 익숙해져야지. 별다른 일 없이, 별다른 일에도 별 감흥 없이. 약속 없는 주말인 오늘, 침대에 누워 배달 햄버거를 배불리 먹으며 영..
2017.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