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무네아키 <지적자본론> 리뷰

2015. 11. 28.

서점이 변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한 책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은 '책을 직접 펼쳐보는 경험'이 중요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한창 뜨거운 교보문고 리뉴얼 소식이 반갑습니다. 서점이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상점'이 아니라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되는 것이 리뉴얼의 핵심입니다. 서점이 변하고 있는 중심에는 일본의 츠타야 서점이 있습니다.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에서 운영하고 있는 츠타야 서점은 도쿄 다이칸야마 티사이트(T-SITE) 지점을 기점으로 책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제안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진화했습니다.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넘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제안된 티사이트는 컬처컨비니언스클럽의 대표인 마스다 무네아키의 오랜 꿈이기도 했습니다.


츠타야서점 관련 글

1. 다이칸야마프로젝트 라이프스타일을 팔다 리뷰

2. 매거진B 츠타야 리뷰 / 츠타야에서 배운다

3. 도쿄 다이칸야마 T-SITE 리뷰


지적자본론 표지 / 민음사 www.minumsa.com


마스다 무네아키의 신작 《지적자본론》을 지난 2주간 탐독했습니다. 앞서 출판된 《라이프스타일을 팔다》가 다이칸야마 티사이트의 기획이 정리된 책이라면, 《지적자본론》은 저자의 통찰력이 빛나는 책입니다. 이 책은 '기, 승, 전, 결' 네 장으로 구분되는데, 그중 '기-디자이너만이 살아남는다'가 인상적입니다. 저자는 오늘날 서점이 '서드 스테이지'에 있다고 말합니다. '서드 스테이지'는 기초 상품이 부족했던 '퍼스트 스테이지'와 상품의 다양성이 요구되는 '세컨드 스테이지'를 거쳐 형성된 상품과 서비스가 넘치는 시장입니다. 고객의 취향을 이해하고 제안하는 능력-지적자본-이 무기인 이 시장에서는 오직 기획자(디자이너)만이 살아남는다고 저자는 단언합니다.


오늘날의 소비 사회는 더욱 진보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금세 알 수 있을 테지만 지금은 플랫폼이 넘치는 시대다. 인터넷상에도 수많은 플랫폼이 존재해 사람들은 시간과 장소에 조금도 구애받지 않고 소비 활동을 전개한다. 이것이 ‘서드 스테이지’, 우리가 현재 생활하고 있는 시대다. 이미 수많은 플랫폼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단순히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없다. 따라서 ‘제안 능력’, 즉 ‘지적자본’이 필요하다. / 본문 중에서


고로, "서드 스테이지에서 물건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한다"는 명확한 기획을 바탕으로 지금의 츠타야 서점이 있는 것입니다. 책에는 이 외에도 책의 가능성과 디자인의 힘 그리고 경영에 관한 마스다 무네아키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몸을 단련하는 그와 회사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육지에 사는 것보다 물 위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주옹이라는 인물이 떠오릅니다. 교보문고의 리뉴얼이 반갑지만, 마음 한 구석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퍼스트무버가 되지 못한-지적자본이 부족한-패스트팔로워의 콤플렉스 탓일까요? "오직 기획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마스다 무네아키의 말이 자꾸만 생각납니다.



책 서문에는 마스다 무네아키의 독백이 실렸다.


책은 '기, 승, 전, 결' 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다케오 시립 도서관. 책은 컬처컨비니언스클럽에서 기획한 근작인 다케오 시립 도서관 이야기로 시작된다.


컬처컨비니언스클럽의 기획력이 응집된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