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프러너 08. 1인기업 업무 외주화

2023. 5. 2.

3‘1인 기업은 어떻게 일하나?’ 지난 글에 이어서 2번째 글이다. 지난 글에서 이커머스 비즈니스 1인 기업가의 업무 목록과 함께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의 몰입을 다루었고, 이번 글에서는 내가 할 수 없거나 하기 싫은 일의 외주를 다룬다. 앞선 글에서 업무의 80%는 직접 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글의 주제인 내가 할 수 없거나 하기 싫은 일의 외주는 나머지 20%에 관한 이야기이다. 연재 첫 글과 목차 보기

 

[외주 업무 분류표]

내가 할 수 없는 일 내가 하기 싫은 일
세금신고 등 세무업무
수입에 필요한 물류 및 세금신고
상표권 법인등록 등 법적인 업무
상품 판매에 필요한 인증신고
박스 테이핑 등 택배 업무
상품 라벨부착 업무
SNS체험단 모집 및 관리 업무
...

내가 할 수 없는 일의 외주
전문가가 필요한 업무는 전문가에게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전문가의 일이다. 처음엔 세무 비용을 아끼고자 세금 신고를 직접 하려고 했는데 수학과 거리가 먼 나로서, 첫 해 세금 신고부터 막혔고 가까운 세무사 사무소를 찾아갔다. 세무사는 세금신고뿐만 아니라 절세를 위한 컨설팅도 겸해준다. 컨설팅 비용이 따로 발생하는 것은 알지만 한 곳에 믿고 맡기다 보면 무료로 해주기도 한다. 세금 신고를 직접하지 않더라도 세금이 어떻게 계산되어 나가는지 정도는 1인 기업가 본인이 알고 있어야 한다. 조언은 세무사가 해줄 수 있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은 기업가 본인이 해야 하기 때문이고, 그 결정으로 인해 사업의 큰 방향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무 공부도 필요하다.

세무 외 정기적으로 외주를 맡기는 일은 수입신고이다. 대부분 상품은 알리바바를 통해 구매하고 중국에서 수입한다. 수입 시 통관수수료와 관세 등을 처리해야 하는데, 관세, 부가세, 통관수수료, 해운운임(LCL), 운송료, 원산지증명서(CO), B/L발급 등.. 수입에 필요한 전반적인 업무를 원큐에 해결해 주는 무역 업체에 수입을 외주 주고 있다. 이는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니 당연히 외주를 맡긴다.

이 외 비정기적으로 외주를 맡기는 일도 많다. 그 중 하나가 상표권 등록 업무다. 상표권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필수다. 2023년 들어서 많이 줄었지만, 내가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하던 2020 ~ 2021년 경 쿠팡 아이템위너 정책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일이 많았다. 중국 해외직구 사업체가 내가 등록한 상품과 같은 상품으로 매칭을 걸고 판매를 하기 때문이다. 상표권이 있다면 상표권리를 침해받은 것으로 쿠팡에 아이템 분리 요청을 할 수 있지만, 상표권이 등록되기 전 1년 간 한 달에 한 번 꼴로 매칭이 걸려서 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했다. 상표권은 신청한 뒤에 등록되기까지 13개월 정도가 걸린 것 같다. 사업 초기에 부담하기에 신고 비용이 꽤 크지만 상표권 등록은 기본이라 생각하고 믿을 만한 법률사무소를 통해 되도록 빨리 하는 걸 추천한다.

이 외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외주 한 기억이 몇 개 더 있다. 그 중 하나는 법인사업자를 낼 때 법무사에게 법인 등록을 요청한 일이고, 특정 상품의 수입 및 판매에 필요한 다양한 인증을 외주 맡기기도 했다. 인증이 필요한 상품은 되도록 추천을 하지 않는데 검증 비용이 초기에 많이 발생하는 것에 비해 매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진입장벽이 있는 만큼 경쟁강도는 낮다는 장점이 있으니 인증이 필요한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라면, 득실을 잘 판단해 보길 바란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의 외주
단순 노동 업무, 풀필먼트 서비스 등 활용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내가 할 수는 있지만,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피곤해지는 일이다. 가장 대표적인 일은 택배 업무이다. 과거 명절 연휴를 끼고 난 다음 영업일 하루 동안 1,000개가 넘는 택배를 발송한 적이 있다. 미리 택배를 쌀 수 있지만 이 경우 주문을 취소하는 고객의 클레임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 본다면 영업일 당일 하루 만에 이를 처리해야 하는 게 맞다. 이를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기에 하기 싫은 일로 분류했다.

택배 업무를 외주 주는 건 3PL 3자물류라고도 불리는 풀필먼트 서비스이다. 대표적인 풀필먼트 서비스는 쿠팡 로켓배송이다. 내가 사업을 시작한 2020년에 로켓배송은 완전히 자리를 잡은 상태였고 나도 고객으로 로켓배송을 애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업 초반 로켓배송에 입점하진 못했다. 세금계산서 발행이 제한되는 간이사업자는 로켓배송 제휴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매출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일반사업자로 전환된 2022년 로켓배송 (정확히는 제트배송, 현재는 로켓그로스) 제휴를 신청했고 약 2달간의 기다림 끝에 입점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풀필먼트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게 현재 사업을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왜냐하면 풀필먼트 서비스는 비용이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않으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직접 배송으로 기초체력을 다진 다음 풀필먼트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자본력과 재고 수량을 확충한 다음에 차근차근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2023년 들어서는 네이버에서 도착보장서비스를 내세우며 본격적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 로켓배송은 쿠팡에서 배송을 직접하는 방식이지만, 네이버는 전문 택배사와 제휴를 통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때문에 사업자는 풀필먼트 사업체를 선택할 수 있다. (CJ대한통운, 파스토에, 품고 등) 나는 도착보장 서비스 개시 시기에 맞추어 CJ대한통운 서비스를 신청해 도착보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풀필먼트 서비스의 장점은 3가지로, (1) 물류창고 비용 절감, (2) 택배작업 인건비 절감, (3)매출 증대가 있다. 단점은 물류비용 증가이다. 장점이 단점을 상쇄하고 이득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장 ‘4. 1인 기업 운영 팁과 노하우‘4-2. 필펄먼트 비교편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택배업무 외 내가 하기 싫은 일은 가끔씩 필요한 일손이다. 앞서 하루 1,000개 택배를 보내던 날 택배 발송에 필요한 박스 테이핑 작업을 단기 알바를 구해 맡겼던 적이 있고, 최근엔 바코드 작업이 필요해서 바코드 라벨 부착 알바를 쓴 적이 있다. 사람 구하고 쓰는 일이 정말 고통이라는 걸 개인사업자로 평생을 사신 아버지, 대학생 시절 알바를 했던 자영업자 사장님들, 이전 중소기업 재직 시절 대표님들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지인 또는 벼룩시장을 통해서 사람을 구했고, 자영업자 사장님들은 알바몬, 이전 직장 대표는 사람인과 같은 채용플랫폼을 통해 직원을 구했다. 내가 사업을 하는 지금은 동네에 단기 알바를 구할 수 있는 ‘당근마켓 알바 서비스를 통해서 가까운 거리의 일손을 빠르고 쉽게 (무엇보다 공짜로) 구할 수 있다.

추가로 말하고 싶은 외주 업무는 마케팅 관련 업무이다. 브랜드 상표를 등록하고 해당 브랜드 키워드 또는 판매에 필요한 대표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내 상품이 노출되도록 하는 데 필요하다. 이는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하나 시장이 워낙 치열해졌고 체험단이 하나의 산업으로 커져서 네이버, 인스타그램, 유튜브 검색 상단에 뜨는 대부분의 컨텐츠는 광고로 보면 된다. (물론 광고 또는 체험단 컨텐츠임을 밝혀야 한다.) 처음엔 직접 모집하기도 했으나, 정기적으로 하기에 매우 피곤한 일이다. 꾸준히 컨텐츠를 생산하고 브랜드를 알리려면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업체 몇 곳을 선정해 꾸준히 SNS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 내가 할 수 없거나 하기 싫은 일의 외주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3‘1인 기업은 어떻게 일하나의 마지막 주제인 하루 2시간 일하며 삶의 의미 찾기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대단치 않은 글에 댓글로 관심을 보여 주시는 분들께 이번 글을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