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2.
지금까지도 스승님으로 모시고 있는 L 교수님은 신입생이던 우리에게 되도록 빨리 뉴욕을 여행하라고 해주셨다. 나는 군대를 다녀온 뒤 첫 방학 때 뉴욕을 한 달간 여행했다. 당시 혼자 하는 타지 여행에 두려움이 컸던 탓에 그리 유익한 여행이 되지는 못했고, 여행을 마친 뒤 이렇다 할 깨달음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20대 초반에 체감한 뉴욕 여행이 사회적 자아의 첫 단추였다.
국립박물관에서 34년 간 일하며 평생을 예술과 함께한 이내옥 씨는 저서 <안목의 성장>에서 이렇게 외쳤다. “훌륭한 것들을 많이 보아라! 이류나 삼류가 아닌 최고의 것들을 보게 되면, 당신은 점차 훌륭한 것에 눈이 뜨일 것이다.” 이 외침을 교수님의 가르침과 겹쳐 보자면, 훌륭한 것들을 빨리 보면, 훌륭한 것에 더 빨리 눈이 뜨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무언가에 관심을 두기 시작할 때 비용을 투자해서 최고의 것을 찾는다.
이전 직장이었던 광고 회사에서 알게 된 K 감독님과 일하는 틈틈이 영화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에 이와의 슌지 감독의 <립 반 윙클의 신부>가 개봉했고 이와이 슌지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단지 감상자의 입장에서 감동했던 작품을 창작자의 관점에서 들으니 더 깊은 아름다움을 느꼈다. (주로 조명과 화각에 관한 이야기였다.) K 감독님은 이와이 슌지 감독의 눈을 빼앗아버리고 싶다고 말했던 게 인상 깊었다.
허먼밀러 에어론 체어 미네랄에 대한 리뷰를 하면서 서론이 대부분이지만, 내가 직접 사무용 의자를 구입한 건 첫 번째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원룸 자취 생활할 당시 다용도로 쓰는 의자로 이케아의 것을 산 적은 있으며, 해당 의자를 처분하고 프리츠 한센의 세븐 체어를 샀었다.) 앞에서 3가지 이야기를 한 것은 이 의자를 사는 데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훌륭한 것을 되도록 빨리 경험하여 안목을 기른다.
인생 최고의 사치는 아름다움을 매 순간 느끼는 것일 텐데,그러기 위해선 훌륭한 안목이 우선이다. 과거 뉴욕 여행이 그랬듯 이 의자는 앞으로 내 삶의 절반이 될 업무 시간에 느끼는 아름다움에 대한 기점이 되어줄 거라 생각한다. 허먼밀러 에어론 체어 미네랄은 스페이스로직 온라인을 통해 구매했고 대기자가 많아 결제 후 상품을 받기까지 약 1달이 걸렸다. 배송은 스페이스로직에서 직접 해주었고 담당자 님께서 차분하게 제품 설명을 잘해주셔서 좋았다.
에어론 체어에 대한 몇 가지 팩트
1. 에어론 체어는 1992년 도날드 채드윅과 윌리엄 스텀프가 디자인했다.
2. 2016년 도날드 채드윅에 의해 리마스터 버전이 출시되었다. (미네랄 컬러 출시)
- 클래식 vs. 리마스터 비교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XeHughLsLAw
3.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건축&디자인 부문 영구 컬렉션 중이다.
4. 2016년 기준 700만 대가 판매되었고 연간 100만 대가 생산된다.
5. 재활용 재료로 만들어지고, 소재는 94%가 재활용된다.
6. 의자의 이름은 에어론은 셀틱 지역의 강의 여신 이름을 딴 것.
- 통기(aeration), 항공학(aeronautics)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7. 미네랄 컬러는 미국 생산 나머지 컬러는 중국 생산. (왠지 미네랄 멋져)
스페이스로직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입
구매 사양: 뉴 에어론 풀옵션 B사이즈 미네랄 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