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7.
홈오피스 한 켠에 두었던 전신 거울을 밖으로 치웠더니 공간이 허전했다. 며칠을 허전한 상태로 두어도 마음이 편하지 않아 벽걸이 거울을 사기로 결심했다. 처음 눈에 들어온 건 머스태시의 조디악 거울이었으나 200만 원 대의 가격이 예산을 초과 해 눈을 돌려야 했다. 마음 한편으로는 북유럽 미드센츄리로 꾸민 공간에 애초에 어울리지 않는 제품이라 여기며 위안 삼았다.
루밍, 이노메싸, 더콘란샵, 네스트 등 국내외 인테리어 편집샵을 둘러 보아도 마음에 드는 제품이 없어 무난하게 무인양품 벽걸이 거울을 살까, 고민하던 중 아르텍의 124도 거울을 발견했다. 124도 거울은 2017년 노르웨이 디자이너 다니엘 리바겐 Daniel Rybakken 이 아르텍 artek 과 협업해 디자인한 제품인데, 거울이라 하기 보단 하나의 오브제에 가깝다.
내각 124도로 마주보고 있는 거울 2개는, 정면에서 보았을 때 후측방의 공간을 비추기 때문. 거울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설치한 벽면에서 124도 기울어진 곳에서 사용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디자인은 오히려 내가 제품을 설치하려는 공간에 더 적합했다. 출입문의 왼쪽 벽면에 설치하려는데, 벽면 앞쪽으로 서 있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출입구 동선에서 오히려 거울로 활용하기 좋았기 때문.
124도 거울은 S, M, L 세 가지 사이즈가 있는데 이 중 M 사이즈는 선반이 있어 화분과 같은 장식품 또는 열쇠와 같은 소지품을 올려둘 수 있다. 공간을 꾸미는 것은 물론 방을 들어왔다가 나갈 때 주머니 소지품을 잠시 비치하기 좋은 것. 선반 소재는 우드이고 컬러는 블랙과 애쉬가 있다. 비블리오떼그에 애쉬 컬러 재고 1개가 남았다고 하여 빠르게 구매. 주문 다음날 배송출발하여 그 다음날 제품을 받았다.
아르텍 공식 웹사이트에 도면으로 그려진 설치방법이 나와 있어서 미리 시물레이션했다. 하지만 막상 제품을 받고 보니 작은 육각렌치가 필요했는데 나는 십자 드라이버만 가지고 있었기에 예전에 쓰다 남은 십자 피스못을 찾아 설치했다. 공간에 섰을 때 눈높이에 맞게 설치했더니 조금 높아보였다. 하지만 설치 후 일주일 째 사용하고 있는 지금은 눈에 익어서 그런지 마음에 든다.
예전에 액상 디퓨저로 사용하던 병을 깨끗하게 씻어, 무럭무럭 자라난 몬스테라 한줄기를 잘라 분양했다. 124도 거울을 설치해도 뭔가 허전했던 공간에 화병을 두니 비로소 원하던 장면이 구현됐다. 자세한 리뷰는 아래 사진과 함께 남긴다. 앞서 유튜브에 개봉기 & 설치기를 올렸으므로 해당 영상도 함께 첨부합니다. 공간에 포인트가 필요하다면 액자 말고, 진열대 말고, 아르텍 124도 거울을 고려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