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매출을 부르는 회계 감각을 읽고

2026년 06월 05일 리뷰/독서 댓글 0개

7년간의 직장 생활 끝에 1인 기업가가 되겠다고 다짐하고 전자상거래 사업을 시작한 게 2020년 10월의 일이다. 당시 사업 비전은 명확했다. ‘혼자서 가능한 한 적게 일하고, 가능한 한 돈 많이 벌기’다. 실제로 지금까지 혼자서 일하며, 하루 4시간 수준으로 가능한 한 적게 일하고 있다. 하지만 매달 4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가능한 한 돈을 많이 벌고 있다’고 말하기는 주저하게 된다. 그건 왜일까?

  • 창업 비전: 혼자서 적게 일하고 많이 벌기

내가 돈을 많이 벌고 있는가에 대해 선뜻 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혼자서 하루 4시간 일하며 ‘더 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업가로서 이렇게 성장을 꿈꾸는 건 바람직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얼마나 벌면 충분한가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계속해서 더 벌어야 한다는 압박 속에 과도한 투자를 하고 있다. 가만히 멈추어 서서 사업을 재정비할 때라고 느낀다.

2024년 7월부터 분기별로 내 개인 사업의 매출과 이익을 블로그에 기록해왔다. 링크 이상하게도 이후부터 영업이익률이 이전보다 낮아지는 추세다. 물론 기록 자체가 문제일 리 없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을 공개된 블로그에 분석하다 보니, 스스로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고 이것이 사업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느꼈다. 이를 간과하고 있던 차에 《진짜 매출을 부르는 회계 감각》이라는 책을 읽었다.

진짜 매출을 부르는 회계 감각 표지

1. 비전을 숫자로 말하기

이 책의 본문은 ‘비전과 숫자가 뒤섞일 때’라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경영자가 비전을 숫자로 말하지 못할 때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로 기업에 손해가 간다는 내용으로, 회계는 비즈니스 언어라 강조한다. 1인 기업가이다 보니 비즈니스 언어를 등한시했는데, 나 스스로와의 대화를 위해 이젠 회계학이 필요하다.

회계라는 언어로 목표를 정의할 때 실행 가능한 수준으로 구체화되고 명확해진다.

그렇다면 내 회사의 비전을 숫자로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앞서 창업 당시 비전은 ‘혼자서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를 숫자로 바꿔보면 ‘1인이 1일 4시간 일하고 _____ 원을 버는 것’이어야 한다. 나는 이 빈칸을 달성할 수 있으나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인 월 1,000만 원으로 정하기로 했다.

  • 비전 업데이트: 1인 1일 4시간 업무, 월 1,000만 원 벌기

2. 숫자에 관심 갖기

책을 읽으며 그동안 분기별로 경영 분석을 할 때 ‘영업이익’이란 용어를 잘못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회계학의 기본은 ‘발생주의 원칙’이다. 발생한 매출과 연동된 비용을 제외해야 영업이익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 다만 온라인 판매업을 혼자 경영하는 입장에서 영업이익 계산이 불필요하다고 느낀다. 왜일까?

현금이 들어올 때만 수익으로 잡는다면(현금주의) …(중략)착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발생주의는 이런 왜곡을 막고, 기업의 진짜 실력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한 장치다.

일단 매출 정산 주기가 평균 45일 뒤로 긴 시간 차이가 난다. 반면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판매관리비와 광고비는 선결제해야 한다. 정산일을 기준으로 역산하여 계산할 수 있지만, 너무 복잡하여 주문 건 하나하나 추적하여 맞추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1인 기업가로서 이를 계산하는 데 드는 데이터 산출 비용보다 이를 통해 얻는 효용이 적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1인기업을 위한 회계 적정 데이터

3. 관심에 질문하기

필자가 그동안 ‘영업이익’이라고 말해왔던 것은 사실 ‘총현금흐름’이었다. 필자가 경영 판단에 꼭 필요한 “얼마를 벌었나?”에 답하려면, 영업이익보다 매달 사업자 통장으로 얼마가 입금되었고 얼마가 출금되었는지의 현금흐름이 직관적이고 계산하기도 쉽다. 현금흐름 추세를 정확히 살피기 위해 세금, 이자, 감가상각비는 제외해야 했다.

질문을 통해서 내 회사에 필요한 정보를 하나씩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그 정보를 어떻게 만들고 취합할지 고민하며 만들어가는 과정이 곧 관리회계 시스템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다시 비전으로 돌아가 질문한다. 월 1,000만 원 벌기를 달성하려면? 매 분기 계산하는 현금흐름이 3,000만 원이 되면 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번다’라는 개념은 순수하게 저축 가능한 현금이다. 그렇다면 총 현금흐름 중에서 각종 세금과 생활비를 더한 비율인 약 50%를 제외해야 하므로, 매 분기 총현금흐름은 6,000만 원이 되어야 한다.

  • 비전 업데이트: 1인 1일 4시간 업무, 분기 총현금흐름 6,000만 원 달성

4. 판단에 활용하기

비전을 데이터로 표현하는 이유는 방향을 점검하고, 방향이 잘못된 경우 바로잡기 위함이다. 필자가 블로그에 매출과 현금흐름을 기록하고 분석하며 알게 모르게 매출 성장에 대한 압박을 받았고, 이를 위해 과도한 투자를 하는 동안 이익이 줄어드는 문제를 바로잡고 싶다.

작은 기업도 ‘관심’과 ‘질문’만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자신에게 맞는 관리회계를 개발하고 도입할 수 있다. 또한 그 결과를 전략적 판단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은 ‘기록하기 위한 성장’이다. 해야 할 것은 앞으로 분기 분석을 할 때 총현금흐름이 6,000만 원을 달성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달성했다면 기존 경영 방식을 유지한다. 달성하지 못했다면 원인이 매출이 떨어진 탓인지, 매출 대비 현금흐름 비율이 떨어진 탓인지 살펴보고 개선사항을 점검한다.

비전과 데이터가 단순할수록 행동력이 높아진다고 믿는다. 이 책을 읽고 쓴 반성문이 앞으로 더 단순하게 경영하고 생산력을 높이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결국 일이 아닌, 나와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가꿀 수 있도록 인생을 설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