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19일 리뷰/여행
올여름 휴가도 어김없이 강원도로 향했다. 작년 여름, 정선의 파크로쉬에서 좋은 기억을 남겼기에 올해도 같은 숙소로 예약을 마쳤다. 그러던 중 7월 말, ‘신라모노그램 강릉’이 새롭게 오픈했다는 소식을 접했고, 그 소식 하나로 행선지를 정선에서 강릉으로 바꾸었다. 오픈 직후 공식 홈페이지에서 어렵지 않게 예약을 완료했지만, 일정 변경을 위해 호텔에 문의했을 때는 이미 만실이었다. 신라호텔 계열답게, 오픈과 동시에 쏟아지는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신라' 이름에 못 미치는 서비스
기대감을 안고 도착한 호텔에서의 이틀 밤은 아쉬움을 남겼다. 새 호텔답게 시설은 모두 깔끔하고 현대적이었지만, 곳곳에서 마감과 준비 부족이 느껴졌다. 객실 복도 카페트에서는 접착제 냄새가 진동했고, 객실 안 거울에는 지문이 그대로 남아 있었으며 욕실 바닥에서도 청결하지 못한 흔적이 눈에 띄었다. 신라라는 이름에 기대한 만큼, 그런 사소한 부분들이 오히려 더 크게 다가왔다. 객실 서비스나 직원 응대에서도 아직 체계가 자리잡지 못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호텔의 조기 오픈이 성수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손님을 맞이한 결과, 경험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성급 호텔로서 기대하는 세심한 서비스와 완성도 높은 시설 관리 면에서 아쉬움이 컸다.
재방문에 대한 기대: 더그로브 테이블
객실에서 바라본 오션뷰는 탁 트인 감동 그 자체였고, 레스토랑 다이닝M의 조식과 석식 뷔페는 만족스러웠다. 성수기 2부제 예약제로 운영되는 조식당은 기다림이 불편했다. 수영장과 사우나 역시 쾌적했지만, 유료 예약제로 운영되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캐치테이블 예약 지옥) 같은 부지 내의 더그로브테이블 덕분에 외부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하기 편리했던 점도 좋았다. 다만, 테라로사 커피, ATC 와인바, 모뉴먼트 레스토랑 등 메인 브랜드들이 아직 오픈하지 않아 전체적인 활기가 덜했던 건 아쉽다.
결국 이번 방문은 ‘좋았는데 아쉬웠다’는 애매한 말로 요약될 듯하다. 아직은 미완성의 느낌이 짙었지만, 호텔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운영에 안정이 생긴 후에는 꼭 다시 방문해보고 싶다. 다음에는 진정한 ‘신라모노그램 강릉’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조심스레 재방문을 기약해본다. 자세한 리뷰는 아래 사진과 함께 남긴다.
예상보다 휴가 기간이 길어져서 2박 추가하려 했는데,
만실 이슈로 평창에 2박 머물고 강릉에 도착했다.
신라모노그램 강릉은 호텔과 레지던스로 구분된다.
동별로 주차장도 나뉘는데, 호텔 주차장이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어서 헤맸다. (안내판 시급)
호텔 지하 주차장은 만실 이슈가 있음에도
다행히 주차 공간이 넉넉했고 넓었다.
여기가 맞나? 싶은 다소 볼품 없는 호텔 사이니지
주차장 엘리베이터실은 엄청 길고 깊었다.
다른 의도가 있었는데 아직 준비가 덜 된걸까?
체크인 카운터 위치를 몰라 1층에 내려 헤매다
2층으로 다시 올라와 체크인 절차를 밟는다.
일부러 1시간 일찍 도착했는데도 체크인 카운터가
꽤나 붐볐고, 다행히 얼리 체크인이 가능했다.
신규 호텔답게 깨끗한 로비 라운지
깨끗하다 못해 다소 구색을 덜 갖춘 분위기
덩그러니 놓인 마스코트 인형이 외로워 보인다.
객실을 배정받고 엘리베이터를 내렸는데
객실층 복도에서 엄청난 악취가 났다.
어디서 맡아본 냄새여서 한참 생각했는데,
어릴적 마굿간 건초에서 맡았던 냄새다.
아마 새 카페트 접착재 냄새가 덜 빠진 듯하다.
준비 덜된 상태로 오픈한 점에 마이너스
객실층 엘리베이터실에서는 눈밭뷰를 감상할 수 있다.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문을 연다.
객실 문을 여는 순간은 언제나 설렌다.
문을 열자마자 멀리 느껴지는 동해바다 기운.
복도에서부터 이어진 악취는 객실에서도 조금 났다.
(외출 시 자체 환기를 해야 했다.)
오션뷰 테라스도 갖추었다.
훌륭한 디자인의 객실이다.
가슴이 탁 트이는 바다 전경
동해바다 오른쪽으로 엄청난 규모의 소나무 숲이 보인다.
아이들 소리에 내려다 보니 호텔 수영장이 보인다.
침구 아주 편하고 만족했다.
캡슐커피 6종이 있는데 그 중 디카페인도 있다.
앉고 기대고 눕고 편하게 이용한 소파베드
욕실 어메니티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브랜드 프리자 PRIJA
욕조가 독특하게 샤워부스와 세면대를 가로질러 배치되었다.
그리고 욕조 창 너머로 멀리 강릉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보다시피 창문에 얼룩이 그대로 보여 청소되지 않았다.)
샤워부스 반대편엔 화장실이 있다.
여기 타일 마감재가 내스타일이다.
입구가 넓어서 좋았는데, 신발을 고쳐 신거나
짐을 잠시 올려 둘 수 있는 보조 의자라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좀 허전하다.
체크인하자마자 수영장을 이용하려 했더니
유료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당일에는 저녁 7시 타임만 예약할 수 있어서
아쉬운 마음에 다음날 오전 타임으로 예약했다.
(예약 이슈로 수영장을 이용 못한 손님도 있지 않았을까?)
아쉬운 마음에 헬스장에 뛰러 갔다.
풀사이드 카페를 지나가야 한다.
객실 카드를 이용해 무료로 언제든 드나들 수 있다.
테크노짐 새 기구들로 가득한 작지만 알찬 헬스장
3층엔 유산소 기구 위주로 되어 있고, 계단을 따라
2층으로 내려가니 근력운동 및 요가를 기구가 있었다.
이곳에서 두어시간 시간을 보내고 샤워를 하고
다이닝M 레스토랑 디너 뷔페를 먹으러 간다.
6시 예약시간까지 시간이 남아서
호텔 단지 내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사진에 보이는 입구는 닫혀 있어서
정문으로 빙 둘러서 다녀야하는 것이 불편했다.
6시 오픈 시간에 맞추어 다시 호텔로 들어간다.
6시 예약 시간에 맞춰 줄을 선 손님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먹음직스러운 케이크들
안쪽에 창가 자리에 앉아 본격적으로 뷔페를 즐긴다.
디너 뷔페 메뉴가 하나하나 세심하게 요리되어
매우 만족스럽게 이용했다.
해산물도 신선하고 종류별로 구색도 잘 갖추어
이것저것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무한 리필 생맥주를 아내와 마시며
평창 여행에 대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샴페인, 와인, 기타 주류도 추가 주문 가능하다.
(나와 아내는 생맥주로 충분)
맛있는 과일과 아이스크림도 먹고
디저트도 꽉꽉 채워 먹었다.
디너 뷔페 추천합니다.
소화할 겸 밤바다를 산책하기로 했다.
바다로 가는 길을 헤맸는데,
호텔과 레지던스 동 사이길로 내려가면 된다.
2차선 도로를 건너가면 소나무숲이 나오고
소나무숲 너머에 바다가 있다.
동해바다는 유난히 짙고 푸르다.
짧은 해변 산책을 마치고 다시 호텔로 돌아간다.
저녁 시간에 호텔 수영장에서 흥겨운 음악이 흘러 나온다.
객실로 바로 들어가기 아쉬워 2층 바에 들린다.
이것저것 메뉴를 보다가 위스키 2잔을 주문했다.
천장 마감이 스테인레스 반사재질로 세련됐다.
양이 꽤나 많다. 둘 다 반 이상 남겨버렸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조식 6시 오픈런을
하자던 나와 아내는 8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동해바다 오션뷰다보니, 동향이고
아침 햇살이 강하게 객실로 들어온다.
8시 40분쯤 1층 다이닝M 조식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2부제로 운영되어서 8시 이후에 입장이 가능하다는
청천벽력같은 안내를 받았고, 독특하게도 직원 분께서
직접 캐치테이블로 예약을 해주셨다.
입장 안내 메시지를 보내주니 편하게
객실에 머물다 오셔도 된다 했지만,
성격 급한 나는 근처에서 기다렸다.
어제는 닫혀 있던 야외 통로 문이 개방돼 잠시 걸었다.
조식당은 8시 10분이 좀 지나서 입장할 수 있었다.
조식 뷔페는 전날 저녁에 먹었던 디너 뷔페에
비해 다소 구성이 부족하고 맛도 별로였다.
후기에 신라 브랜드 빵이 맛있다던데, 난 별로였다.
빵과 커피 과일과 요거트로 간단히 아침을 때웠다.
아침을 먹고 미리 예약한 수영을 하러 간다.
실내 수영장에 레인은 없고 아이들이 점령하여
곧장 야외 수영장으로 나갔다.
소나무 숲과 동해 바다로 탁 트인 야외 수영장
예약제로 운영되어서 이용하는 동안에 여유롭고
자유롭게 수영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꼭 미리미리 예약하고 즐기세요)
점심에는 더그로브 테이블에 위치한
갓포 츠키요와 런치 장어덮밥 정식을 예약했다.
이틀 전에 캐치테이블로 예약을 했는데,
스시 츠키요와 오마카세는 진즉 예약이 마감되어
차선책으로 갓포 츠키요와를 예약했다.
두 곳 모두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브랜드라 한다.
더그로브 테이블에 기대치 않게
다양한 로컬 식당들이 입점해 있어서 좋았다.
더그로브 테이블은 테라로사 커피 김용덕 대표와,
이욱정 PD가 공동 기획 및 운영하는 곳이라 한다.
다만 8월 8일 그랜드오픈이라는 안내가 무색하게
메인이라 할 수 있는 테라로사 커피와 ATC 와인바 등은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이것 때문에 재방문 의사 200%)
어쨌든 갓포 츠키요와로 간다.
오픈 시간은 11시 30분, 예약시간은 12시로,
예약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했는데
친절하게 자리를 안내해 주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 메뉴가 서빙됐다.
먹음직스러운 장어덮밥과
사이드로 나온 스시 몇 점
스시 츠키요와와 같은 브랜드라 그런지,
스시가 정말 맛있었다.
다음엔 스시 츠키요와 런치를 노려봐야겠다.
식사를 만족스럽게 마치고
더그로브 테이블 내부를 좀 더 둘러보러 간다.
내부에 들어서자 마자 압도적인 분위기를
내뿜는 2층에 마련된 초대형 서가
엄청난 양의 책들이 표지가 보이게 진열되었고
테이블마다 매거진F 가 놓여 있었다.
(여기 청소는 누가 어떻게 할까? 어쨌든 대단하다.)
그리고 공간 한 켠에는 앤더슨씨가 참여해
고가의 빈티지 가구가 아무렇지 않게 놓여 있었다.
이곳이 휴게 공간인지, 전시 공간인지?
안내가 별도로 없었고 물어볼 직원도 딱히 없어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빈티지 가구를 즐겼다.
빈티지 가구 옆으로 앤더슨씨가 최근
자체 브랜드로 내 놓은 조명을 감상할 수 있었다.
창가 쪽에는 액자를 걸 수 있는 갤러리 공간
액자 다수가 걸려 있었지만,
여전히 어떤 기획 공간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어수선한 분위기.
from. ATC 라는 문구를 보니,
입점 예정인 ATC 와인바에서 기획 중인 공간일지 모르겠다.
앞으로 입점 브랜드 정리가 되면 다시 찾아봐야겠다.
강릉에 꼭 들려야 할 매력적이고 힙한 공간이 될 것 같다.
후식으로 라이프이즈소프트에 들려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강릉 지역의 신선한 재철 재료로 만든 아이스크림이라..
아내는 시그니처 메뉴인 고진감래를,
나는 달달한 밤 맛이 당겨 신라의 달밤을 주문했다.
아내가 주문한 고진감래 정말 맛있더라. (추천)
그리고 우연치 않게 노신사 분께서 앞자리에서
책 읽는 모습이 멋져서 몰래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테라로사 커피 김용덕 대표님이셨다.
팬으로서 인사라도 드렸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멋진 공간 기획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젯밤에 잠시 들렸던 동해 바다에
발을 담그러 다시 해변으로 향한다.
날씨가 무척이나 좋았다.
호텔 앞 해변은 구조요원이 없어서
수영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10여 년 전이었나? 혼자서 씨마크호텔에
머물며 건축물을 감상한 기억이 난다.
당시의 건축 경험을 돌이켜 비교해 보니,
신라모노그램 강릉 호텔의 건축물은 다소 아쉽다.
(건축가 네임밸류 상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더운 날씨였는데 바닷물을 찼다.
파도가 지나간 백사장에 물이 빠지면서
그리는 금빛 그라데이션이 아름답다.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서
숙소로 돌아와 짧은 낮잠을 잤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창 밖으로
어느덧 해가 서서히 지고 있었다.
저녁 식사 예약은 하지 않았었는데,
낮에 보았던 더그로브 테이블에 입점한
피쉬컬처가 맛있어 보여서 그곳으로 향했다.
입구에 마련된 쇼케이스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누가 보아도 생선요리집이다.
컬러풀한 테이블과 디자인 체어가 놓여
더그로브 테이블 공용 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캐주얼하고 활기찬 분위기다.
여기 대구탕도 정말 맛있고
생선구이로 나온 삼치구이도 정말 맛있었다.
안목 미트컬쳐 사장님이 운영하는 곳 같았는데,
다음엔 미트컬쳐도 가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전날 숙취가 좀 있었어서, 마지막날 밤을
아쉬운대로 논알콜 맥주로 마무리 한다.
더그로브 테이블 덕분에 이번 여행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만족하게 되었다.
다음날 조식은 예정대로 6시 오픈런을 했다.
오픈런에 맞추어 일어나 보니,
창 밖으로 일출을 감상하는 것은 덤이다.
이렇게 결혼 후 2번째 여름휴가가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