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23.
건축의 언어로 만든 핸드백
2015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개관을 기념해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막스마라(Max Mara)와 세계적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협업하여 ‘휘트니 백(Whitney Bag)’을 탄생시켰습니다. 당시 피아노가 설계한 미술관 건물의 특징적인 외관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이 가방은,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다양한 색상과 형태로 리이슈되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건축의 디테일을 담은 ‘리브’ 디자인
렌조 피아노는 휘트니 미술관의 디자인을 “풍성한 부야베스 같은 것”이라 표현했습니다. 철강과 콘크리트, 유리로 이루어진 비대칭의 구조물은 산업적 풍경을 반영함과 동시에, 미국 현대미술의 자유로운 정신을 상징합니다. 이러한 건축적 언어는 가방 디자인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휘트니 백은 건물 외벽을 감싼 푸른 회색 강철 패널의 리듬감 있는 모듈 구조를 가방 표면에 ‘리브(rib)’ 형태로 적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디자인의 미니멀리즘과 기술의 조화
렌조 피아노는 이 프로젝트가 자신의 유일한 패션 디자인 작업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단순함과 순수함을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가방은 장식 없이 절제된 형태를 유지하되, 기술적 디테일과 소재의 존중을 통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외부에는 막스마라의 로고가 거의 드러나지 않고, 내부에만 ‘Designed by Renzo Piano Building Workshop’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디자인 역사 속의 위치
이 백은 출시 이후 막스마라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으며, 현재 파리 장식예술박물관(Musée des Arts Décoratifs)과 뉴욕 패션공과대학교(FIT) 박물관 컬렉션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 출시된 알루미늄 색상 외에도 다양한 색상으로 재해석되어 왔으며, 이번 리이슈에서는 분홍색, 이끼색, 브라운, 블랙 등 13가지 새로운 컬러와 5가지 사이즈로 구성된 새로운 에디션이 공개되었습니다.
1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특히 이번 리이슈에서는 처음 출시되었던 알루미늄 컬러 버전을 한정 수량 125개로 다시 선보이며, ‘파이브 리브(Five-Ribbed)’라 불리는 새로운 구조의 버전도 함께 공개되었습니다. 이 특별한 가방은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닌, 건축과 디자인의 융합이 만들어낸 하나의 예술적 상징이자 오브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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