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에 가면 / 신라스테이 해운대, 테라로사 수영점, 해운대 원조할매국밥

2017. 12. 14.

대학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즐거운데 다들 멀리 지내서 자주 보지 못해 아쉬운 친구들이다. 내 생일이 있는 날 주말에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 해운대를 찾았다.


동성로 영플라자 앞에서 나를 기다리는 J의 미니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달리는 J의 미니


청도새마을휴게소 어묵우동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대구까지 간 뒤, 대구에서 J의 차를 타고 해운대까지 곧장 달렸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 하나 있는 청도새마을휴게소에 들렀는데, 그마저 공사 중이라 전쟁 피난처 같은 막사에서 우동을 먹었다.


수영구에서 본 해운대구 현대아이파크


부산은 정말 오랜만이다. 아마 서울에서 생활한 뒤로 한 번도 못 갔으니, 5년만인 것 같다. 부산에서 쌓은 추억이 많아서인지, 익숙한 빌딩들을 보니 괜히 마음이 더 들떴다.


F1963 테라로사 수영점


테라로사 수영점 내부


테라로사 수영점 캠핑장으로 꾸민 외부공간


테라로사 수영점 라떼와 아메리카노


먼저 테라로사 커피 수영점에 들렀다. 인테리어를 전공한 우리는 옛 공장을 개조한 그곳에서 공간이 어쩌느니, 유행이 어쨌니, 마감재가 뭐니, 하는 얘기를 오랫동안 하며 자리를 찾아 헤맨 뒤 커피를 마시고 빵을 먹었다.


신라스테이 해운대 2층 로비


신라스테이 해운대 스탠다드 트윈룸


늦게 출발한 데다가 도로에서 시간을 오래 보냈더니 어느덧 해가 지기 시작했고 신라스테이 해운대 호텔에 체크인했다. 바다 전망 객실이 아니었는데도 창밖 모퉁이로 해변이 보여서 좋았다.


많이 피곤했는지 J와 H는 한 시간 정도 잠을 잤고 그동안 나와 P는 무한도전을 봤다. 슬슬 배가 고플 때쯤 친구들을 깨워 밖으로 나가 저녁 먹을 식당을 찾았다.


창밖으로 바라본 해운대를 걷는 사람들


처음엔 추억이 많은 달맞이고개를 갈까 싶었지만, 30을 앞둔 남성 4명의 취향과 적당한 가격대를 맞추기란 쉽지 않아서 가까운 곳에 있는 해물탕집을 찾았다. 소주와 맥주를 마시며 그간 지낸 얘기를 하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었더니, 그간 쌓인 서울 생활의 피곤함과 적적함이 말끔히 풀렸다.


해운대 더명품해물탕조개구이


호텔 2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1인당 5천 원 생맥주 무제한 이벤트가 진행 중이어서 그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해물탕집에서 술이 꽤 취했는데, 잔이 빌 때마다 채워다 주는 생맥주를 한잔한잔 먹다 보니 다들 흥건히 취했다.


그 뒤로 기억이 또렷하지 않다. 가위바위보를 하고, 진 사람이 해운대 바다에 빠졌다. 그게 나였다. 그리고 객실로 올라와 씻고 잠이 들었다. 잠들기 전 밤에 인스타에 사진도 올렸더라.


신라스테이 해운대 로비 체크아웃


다음날은 동대구에서 고향 동네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 결혼식이 있었다. 결혼식 시간에 맞춰 가려면 빠듯해서 일찍부터 부산스레 준비하고 친구들을 깨웠다. 피곤했을 텐데 고맙게도 다들 일어나주었다. 


해운대 원조할매국밥


해운대 원조할매국밥 소고기국밥


그냥 아침을 때우기 아쉬워서 친구가 해운대 국밥 맛집, 48년 전통 해운대 원조할매국밥을 찾았다. J는 ‘잊지 못할 맛’, ‘인생 국밥’ 이라고 평했던 것 같고, 나는 ‘할머니가 어릴 적 해준 국밥 맛’이라며 감상에 젖었다. 국물까지 싹싹 비웠다.


동백섬에서 바라본 광안대교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달리는 J의 미니


그러고도 뭔가 아쉬워 더베이101 카페에 가서 음료 한 잔씩 마시고 부산을 떠났다. 대구로 향하는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한창 달리던 중 겨울비가 내렸고 장범준의 소나기(주르르루)를 신나게 불렀다.


아마도 이건 20대 마지막 청춘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