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심 블로그

디자인과 인공지능의 결합애플의 아이폰을 디자인한 조니 아이브(Jony Ive)가 설립한 스타트업 IO가 오픈AI(OpenAI)에 인수되며, 양사는 새로운 형태의 인공지능 기반 제품군을 개발하기 위한 협업을 본격화합니다. 오픈AI의 공동 창립자 샘 알트먼(Sam Altman)은 2025년 5월 21일, IO 인수 소식을 공식 발표하며, 조니 아이브와 그의 팀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오픈AI 본사 제품 및 엔지니어링 팀과 직접 협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니 아이브의 디자인 철학, 오픈AI와 만나다IO는 지난 1년간 조니 아이브가 이끄는 디자인 스튜디오 러브프롬(LoveFrom)의 산하에 설립된 신생 기업으로, "영감을 주고 가능성을 확장시키며, 사용자를 돕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이번 인..

재즈 클럽에서 울려 퍼지던 즉흥 솔로가 인권을 외치던 시대가 있었다. 앰프를 찢는 전기기타와 함께 젊은이들은 전쟁과 권위에 맞서 거리로 나섰다. 브롱크스의 낡은 턴테이블 위에서 비트가 끓어오르자 힙합은 빈곤과 차별을 폭로하는 라디오가 되었다. 그러나 한때의 저항 장르들은 대학 강의실과 슈퍼볼 무대로 옮겨 가며 날카로운 칼끝을 다소 무디게 했다. 그 빈자리를 오늘날엔 이란·홍콩·라틴아메리카의 독립 싱어송라이터들이, 그리고 기후 위기를 외치는 글로벌 DIY 뮤지션들이 채우고 있다. ‘저항 음악’은 결국 형식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목소리와 실천으로 정의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사운드가 또 다른 광장과 스트리밍 타임라인을 흔들 준비를 하고 있다. 1. ‘저항 음악’이란?저항 음악의 정의 : 권력·지배..

일반적으로 물건은 깨지면 가치가 떨어진다. 특히 도자기처럼 완전한 형태가 중요한 공예품은 파손되면 대부분 폐기 처분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본의 전통 수리 기법인 킨츠기(金継ぎ)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금가루를 섞은 옻칠로 깨진 도자기를 복원하는 이 기법은, 파손된 흔적을 아름답게 드러내며 물건의 새로운 미적 가치를 부여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과거 에도 시대에 이르러, 일부 상인이나 수집가들이 도자기를 일부러 깨뜨린 뒤 킨츠기 작업을 거쳐 더 높은 가격에 판매했다는 기록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손상 자체가 가치의 하락이 아닌, 오히려 예술적 승화를 위한 시작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킨츠기 수리품의 가격 상승은 단지 장인의 수고나 재료의 값 때문만은 아니었다. 당시 일본 사회, 특히 다도 문..

일본의 전통 도자기 수리 기법인 킨츠기(金継ぎ)는 단순한 복원의 기술을 넘어, 상처와 결함을 포용하는 미학으로 주목받고 있다. 깨진 그릇을 옻칠과 금가루로 이어 붙이는 이 방식은, 흠집을 숨기기보다는 오히려 강조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한다. 이처럼 결함 자체를 긍정하는 철학은 최근 서양 사회에서도 깊은 울림을 주며,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수용되고 있다.특히 심리학과 자기계발 분야에서는 킨츠기를 회복 탄력성과 자기 수용의 상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많은 서구 작가와 심리 상담사들은 킨츠기를 ‘내면의 상처를 금으로 수리하는 은유’로 자주 언급하며, 이는 불완전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태도를 장려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실제로 심리치료 워크숍에서는 도자기 ..

에어비앤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재탄생2008년 ‘누구나 집을 빌려줄 수 있다’는 개념으로 여행의 패러다임을 바꿨던 에어비앤비(Airbnb)가 또 한 번의 대전환을 예고했습니다. 2025년 5월, CEO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는 새로운 슈퍼앱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 외에도 마사지, 셰프, 사진 촬영 등 다양한 현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와 한층 확장된 ‘경험’을 선보이며,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선언했습니다. 출장도, 결혼식도, 동네 요가도… 이제 에어비앤비에서 해결‘서비스(Airbnb Services)’는 여행 중 필요한 헤어스타일링, 요리, PT, 마사지 등을 현지 전문가와 연결해주는 기능입니다. 호텔에서 제공받던 서비스를 더 현지스럽고 개..

디지털 창작물의 ‘진짜 주인’을 위한 도구어도비(Adobe)가 새로운 무료 애플리케이션 ‘Adobe Content Authenticity’를 출시했습니다. 이 앱은 디지털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업에 디지털 서명을 추가하고, 제작자 정보와 작업 도구, 생성 시점 등을 명시함으로써 작업물에 대한 소유권과 존재감을 분명히 드러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나아가 AI 학습에 자신의 콘텐츠를 사용하지 말라는 의사까지 함께 표시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자격 증명(Content Credentials), 새로운 표준이 되다이번 앱은 단순히 어도비의 소프트웨어 안에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링크드인, BBC, 틱톡 등이 포함된 4,500개 이상 기업 및 단체가 참여 중인 ‘콘텐츠 진위 이니셔티브(Con..

자동차 부품을 가구로 재탄생시키다미국 아트·디자인 콜렉티브 MSCHF는 메르세데스-AMG 차량 부품을 활용해 독특한 가구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NYCxDesign 기간 중 브루클린 그린포인트 스튜디오에서 전시된 이번 작품은 헤드라이트가 달린 소파, 페달로 여닫는 휴지통 등 총 11점의 가구, 의류, 액세서리로 구성돼 있습니다. 컬렉션의 시작은 독일 아팔터바흐에 위치한 AMG 본사 탐방에서 비롯되었으며, ‘자동차를 해체해 바라보는 시선’에서 출발했다고 MSCHF는 전했습니다. 놀이에서 시작된 디자인 실험MSCHF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케빈 와이즈너는 “처음엔 말 그대로 자동차 부품 더미를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했다”며, “우리가 만지작거리며 가장 재미를 느꼈던 동작에 기반해 디자인을 구성했다”고 밝혔습..

혼란의 중심, 뉴어크 공항과 유나이티드항공최근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에서는 연이은 항공관제 시스템 고장과 FAA 장비 노후화로 인해 대규모 지연과 결항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4월 말 관제탑과 항공기 간 통신이 최대 90초간 두절되었고, 이로 인해 수백 편의 항공편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은 뉴어크 공항에서 가장 많은 운항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사로, 비록 문제의 직접적인 책임은 없지만, 고객의 불만이 집중되는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투명한 소통이 브랜드의 핵심 전략유나이티드항공의 커뮤니케이션 및 광고 부문 부사장 조시 어니스트(Josh Earnest)는 이러한 상황에서 브랜드의 대응 전략으로 ‘투명성’을 강조합니다. 그는 “사람들은 우리가 FAA가 아..

에어비앤비, 다시 서비스를 강화하다에어비앤비(Airbnb)가 숙소 예약을 넘어, 일상과 이벤트를 포괄하는 서비스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2022년 대대적인 리디자인 이후 독특한 숙소 자체를 ‘목적지’로 삼던 에어비앤비는, 이제 ‘에어비앤비 서비스(Airbnb Services)’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2016년에 시작된 ‘에어비앤비 체험(Airbnb Experiences)’도 본격 확대합니다. 마사지부터 개인 셰프까지, ‘서비스’의 모든 것에어비앤비 서비스는 이용자가 숙소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예를 들면, 마사지, 네일 케어, 요리사, 사진 촬영, 퍼스널 트레이닝—를 예약할 수 있게 돕습니다. 이는 친구들과의 주말 모임, 기업 워크숍, 혹은 결혼식과 같은 행사를..

요가복에서 사무복까지,룰루레몬의 다음 진화를 이끄는 디자인 전략 전설이 된 레깅스, ‘얼라인’의 시작2015년, 룰루레몬(Lululemon)은 ‘버터처럼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은 신소재 누루(Nulu)를 개발해 얼라인(Align) 팬츠를 출시했습니다. 요가 스튜디오 안에서 시작된 이 팬츠는 곧 일상복으로 확장되며, 밀레니얼 세대의 주말 유니폼이 되었습니다. ‘운동복을 일상복처럼 입는’ 애슬레저 트렌드를 가속화한 얼라인은 지금까지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다양한 브랜드의 카피 제품이 쏟아졌습니다. ‘느낌의 과학’이 만든 혁신적 소재얼라인 팬츠의 개발을 이끈 인물은 룰루레몬 제품 혁신 부문 수석 디렉터 안토니아 이아마르티노(Antonia Iamartino)입니다. 그녀는 요가의 부드럽고 따뜻한..

물 위에 놓인 '이동의 상징'제19회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가 열린 아르세날레 수변에 노먼 포스터 재단(Norman Foster Foundation)과 포르쉐(Porsche)의 협업으로 탄생한 새로운 설치물이 등장했습니다. ‘베니스 수로의 관문(Gateway to Venice’s Waterway)’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물의 도시 베니스에서의 지속 가능한 이동 수단을 주제로,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도시 인프라와 이동성에 대한 대화를 위한 플랫폼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빈티지 자동차에서 영감 받은 디자인37미터 길이의 알루미늄 부유식 폰툰은 빈티지 레이싱카의 튜브 프레임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다이아몬드 형태의 금속 패널로 구성된 유려한 곡선을 자랑합니다. 포스터는 자연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설계한 이 구..

10년 만의 시각 아이덴티티 변화구글(Google)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대표 로고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그간 익숙했던 네 가지 색상의 선명한 컬러 블록 대신, 이번에 새롭게 적용된 로고는 각 색상이 자연스럽게 번지는 그라디언트 형태로 등장했습니다. 글자 모양과 빨강-노랑-초록-파랑의 색상 순서는 그대로지만, 각 색이 경계 없이 이어지며 더욱 부드럽고 유려한 인상을 줍니다. 기능성에서 감성으로의 전환이번 변화는 단순한 미적 시도의 차원을 넘어, 테크 기업 디자인의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2013년, 구글은 입체감 있는 스큐어모픽 디자인에서 벗어나 평면적이고 단순한 플랫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블랜딩(blanding)’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 접근은 디지털 매체 전반에서 효율성과 명료성을 중시한 흐름..

킨츠기(金継ぎ)는 문자 그대로 “금으로 잇는다”는 뜻으로, 깨진 도자기 조각을 옻칠에 금・은・백금 가루 등을 섞어 붙이는 일본의 전통 수리 기법이다. 이 기법은 보이지 않게 흠을 감추기보다 균열 자체를 금으로 부각시켜 물건의 역사를 보여주며, 단순한 수선 작업을 넘어 불완전함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깊은 미학과 철학을 담고 있다. 이하에서는 킨츠기의 시작과 발전, 그 속에 담긴 철학적 개념과 일본 문화에서의 상징성, 그리고 현대에 재조명되는 양상을 차례로 살펴본다. 킨츠기의 시작: 15세기 일본에서의 기원킨츠기가 언제 처음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일반적으로 무로마치 시대인 15세기 후반에 그 기원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해지는 유명한 일화에 따르면, 당시 일본의 쇼군이었던 아시카가..

SMAC 개관과 함께 열린 특별전베니스 비엔날레 개최 시기에 맞춰 새롭게 문을 연 산 마르코 아트 센터(SMAC)가 한국의 대표 조경가 정영선(Jeong Youngsun)의 전시로 개관을 알렸습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가 리노베이션한 이 공간에서 열린 《지구의 모든 호흡을 위하여》는 그녀가 1987년 설립한 서안조경기술사무소(STL)의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조경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자리 잡아왔는지를 조망합니다. 조경을 통해 본 한국의 현대사정영선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이후 국가 재건을 위해 조경 분야로 진출한 한국 최초의 여성 토목 기술자이자 조경가입니다. 본 전시는 그녀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선수촌 조경, 1993년 대전엑스포 국가관 조경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20년 만의 대대적 브랜드 리뉴얼온라인 유통 대기업 아마존(Amazon)이 20여 년 만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면 재정비했습니다. 이번 리브랜딩은 디자인 스튜디오 코토(Koto)와 아마존 내부 디자인팀 XCM이 협업해 진행한 프로젝트로, 50개 이상의 아마존 서브 브랜드를 하나의 통일된 비주얼 체계로 정돈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기존에 개별적으로 발전해온 자산들을 정리하며, 빠르게 성장해온 아마존의 브랜드 일관성을 되찾는 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로고의 핵심은 ‘더 깊고 공감 가는 미소’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아마존 로고의 상징인 ‘미소형 화살표’의 형태 변화입니다. 단순한 방향 표시를 넘어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고 삶을 더 편하게 만든다는 아마존의 미션을 반영해, 로고의 화살표보다는 ‘공감력 있는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