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다다오 재능문화센터 JCC 아트센터, 크리에이티브센터

2015. 11. 15.

몇 달 전 뉴욕 맨해튼에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 '이치고니152'를 리서치한 적이 있습니다. 건축가 경력에서 전성기를 지나고 원로에 있는, 그 유명한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 그 유명한 맨해튼 땅에 없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2010년 대학교 2학년 때 안도 다다오의 강연을 들을 적이 있습니다.

안도 다다오가 왜 대단한 건축가인지 그의 강연을 들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달변가입니다. 한 시간 가량 강의에서 관객을 확실하게 리드했고 자신의 건축 세계를 보여주었습니다. 내가 만약 건축주였다면 그렇게 유쾌한 한편 확신에 차 있고 뚜렷한 건축관을 가진 그에게 홀린 듯 프로젝트를 맡겼을 것입니다. 그리고 예상 가능하지만 빈틈없는 그의 건축을 선물 받았겠죠.


#Architect / 더이상 성장하지 않는 건축가.


소위 안도 다다오의 건축은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누군가는 그의 세계관이 '스미요시 연립주택'에서 끝났고 그 뒤로는 그것의 반복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있습니다. 콘크리트라는 재료가 그렇고, 내부 공간에 틈을 주어 콘크리트 벽에 빛을 날카롭게 들이고 그 앞에 정원을 만든다던가, 동선에 내부 공간과 외부공간을 겹쳐 놓는 것들입니다.


창경궁로 35길에 있는 재능아트센터.


재능아트센터 외관.


창경궁로 35길에 있는 재능아트센터.


동네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재능아트센터와 재능교육 사옥.


재능크리에이티브 센터 외관


창경궁로 35길에 있는 재능크리에이티브 센터.


안도 타다오의 설치 작품이 있는 재능크리에이티브 센터. 재능교육에 따르면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안도 타다오의 생각이 반영된 작품이라고 한다.


재능아트센터와 크리에이티브센터에는 차가운 콘크리트에 안도 타다오가 디자인한 파란색, 노란색의 사이니지가 있다.


창경궁로 35길에 있는 재능크리에이티브 센터.


동네 풍경에 자연스레 녹아든 재능크리에이티브 센터의 외관.


#Signature / 혹은, 건축 세계의 완성


건축가라면 당연히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입니다. '이치고니152'의 계획안 또한 놀랍지 않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지만, 그 지역에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치밀하게 구축된 건축 세계를 그 땅에 맞게 구현하는 그의 모습은 더 이상 성장하기 귀찮은 모습이라기보다는, 그것밖엔 안된다라는 믿음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성경이 오랜 세월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신의 말을 전하는데, 같은 건축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은 마치 그것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할까요? 차가운 콘크리트 건축물에 따듯한 자연을 끌어들이는, 그의 균형 잡힌 건축의 장면들은 확실히 기분 좋습니다.


재능크리에이티브센터 외부공간에서 본 창경궁로 35길.


재능크리에이티브센터 중정과 옥상으로 오르는 외부계단의 모습.


재능크리에이티브센터 중정. 콘크리트 벽을 따라 빛이 새어들고 정원이 있는, 안도 타다오 건축의 서명과 같은 공간이다.


재능크리에이티브센터 지하에서 1층으로 오르는 계단에서 본 창경궁로 35길 모습. 작년 코리아디자인어워드 공간부문에서 수상한 NEED21 회화재가 보인다.


건축 공간 곳곳에는 손에 잡힐 듯,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디테일이 숨어있다. 동선이 교차하는 벽면마다 여유를 두었다.


재능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안도타다오 건축 전시.


건축 공간 곳곳에는 디테일이 숨어있다. 하나만 홀로 있는 오브제나 장식이 없다. 모두 쌍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 길에 있는 두 건물을 상징하는 것같다.


재능크리에이티브센터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쌍으로 이루어져 있는 환기구. 둘 중 하나는 환기 기능이 없는 장식이라고 한다.


#Context /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 있는 동네 풍경.


혜화동에 작년 완공된 안도 다다오의 두 건축물, 재능교육 문화센터(재능아트센터, 재능크리에이티브센터)가 지난달 문을 열었습니다. 전시회나 공연이 열리니 일정을 참고해서 경험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은 서울 4대 문 안에 있는 안도 다다오의 첫 작품입니다. 500년이 된 혜화동의 역사적인 길에 있는 두 건축물은 길으로 공간이 열려 있습니다. 담으로 둘러싸인 동네에 마치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듯 여유를 주고 있습니다. 동네를 걸으며 마주치는 현대 건축을 상징하는 재료여서 일까, 콘크리트와 철근 유리로 구축된 그의 건축은 자연스럽게 동네에 뒤섞인 듯합니다. 오히려 깊은 그림자의 공간감이 동네를 더욱 풍부하게 하는 것같이 느껴집니다.


재능교육 관계자의 말로 맡은 편에 있는 재능교육 사옥 레노베이션도 현재 안도 다다오가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반대 편의 큰 대로변에서 이 골목으로 들어오는 대문을 콘셉트로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 프로젝트까지 끝나야 그가 계획한 이 골목길의 모습을 완벽하게 느낄 수 있을 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