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1.
2014 메종오브제 SS 전시회를 보는 일로 파리에 다녀왔습니다. 앞서서 파리 여행에 관한 포스팅 위주로 했는데 사실 가장 중요한 일은 이 전시를 취재하는 일이었습니다. 무엇이든 처음은 어리석습니다. 첫 여행, 첫 직장생활, 첫 아빠(제가 아빠가 된 적은 없지만요), 첫 사랑 등 돌이켜보면 처음은 후회되는 일 투성이죠. 처음이 이렇게 어리석은 이유는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전반적인 관점과 취향이 생기고 난 다음에는 어떤 일이든 더 가치있게 해 낼 수 있습니다.
파리는 물론 메종오브제 전시는 처음입니다. 그만큼 어리석지만 전시를 독자에게 전해야 하는 입장에서 어리석으면 안되겠죠. 그래서 공부를 많이했습니다. 전시에는 어떤 브랜드가 참여하는지, 지난 전시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왔고 그 흐름은 어떤지 등. 전시에는 전세계에서 모인 너무나 많은 브랜드가 참여하고 전시장도 크다보니 명확한 관점을 갖고 관람해야 했습니다. 참 쉽지않았던 취재를 간단하게 블로그에 남깁니다. 이번 글에는 메종오브제 전체 행사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관심있게 본 참여 브랜드 위주로 소개하겠습니다.
올해의디자이너 넨도디자인의 오키사토
메종오브제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넨도 디자인 스튜디오(Nendo Design Studio)의 오키사토(Oki Sato)의 초콜릿 디자인과 전시공간 디자인에 매료되었습니다. 쵸콜라텍스쳐 라운지(Chocolatexture Lounge)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전시공간에는 쵸콜릿은 물론 쿼텀(COUTUME)에서 제공하는 커피를 넨도에서 디자인한 가구에서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가구는 카펠리니(Cappellini), 디살토(Desalto), 글라스 이탈리아(Glas Italia), 에메코(Emeco)와 같은 회사를 위해 디자인한 가구를 'soft melting feel' 컨셉에 맞게 셀렉션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0여개의 지름 8㎜ 두께 알루미늄 장대가 만드는 숲은 "녹아내린 거대한 초콜릿이 만드는 파도(a rippling, large molten chocolate wave)"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그의 디자인에서 그만의 강력한 오리지널리티가 느껴졌습니다. 지나고 나니 초콜릿을 먹어보지 못해서 너무 아쉽네요. 지난 메종오브제 '올해의 디자이너'에는 톰딕슨(Tom Dixon), 자하하디드(Zaha Hadid)와 같은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선정된 역사를 돌아보면 그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도 '넨도디자인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이 나왔는데 관심있으신 분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도 좋을 듯합니다.
메종오브제에 참여한 홈 퍼니처 가구 브랜드
가구브랜드 카르텔은 이번 메종오브제 전시를 통해 프레이그런스 제품군(Kartell Fragrances)을 선보였습니다. 인테리어 소품및 가구 브랜드에서 프레이그런스 시장에 뛰어든 것은 언뜻 의아하지만 공간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써 보면 좀 더 세련된 브랜드 행보로 읽을 수 있을 것같습니다. 카르텔 브랜드의 소개를 옮기자면 이번 콜렉션은 카르텔의 핵심 사업영역인 기능과 형태가 통합된 미적 표현으로서의 디자인을 잇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행보도 더 관심있게 지켜봐야 겠습니다. 지난 매거진B에 소개된 비트라도 작은 부스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비트라가 홈&데코 분야로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였습니다. 텍스타일, 패턴, 인테리어 데코레이터인 Alexander Girard의 아카이브 디자인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비트라에서는 그의 1952년 작품인 개와 고양이 인형을 두개의 사이즈로 소개했고 1971년 작품인 커피 머그컵 등을 선보여 인상적이었습니다. 델라에스파다를 통해서 2015 메종오브제 아시아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네리&후(Neri&Hu)와 아우토반(AUTOBAN) 그리고 루카 니체토(Luca Nichetto)의 가구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 가구브랜드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상태인데 이번 부족한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넓은 안목으로 가구를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도 방문할 기회가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