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건축 오픈하우스서울 리뷰

2014. 10. 17.

 

 

오픈하우스서울│와이즈건축 오픈스튜디오 리뷰

 

오픈하우스 서울 2014의 라인업? 을 보고 제한된 시간안에 무엇을 볼까 꽤 오랫동안 망설였다. 짧은 시간안에 최대한 넓은 관점으로 오픈하우스 서울을 경험하기 위해 몰두했다. 마치 어느 도시의 여행계획을 세우는 것과 같았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 그 중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둔 것은 바로 와이즈건축 오픈 스튜디오였다. 작년 시들시들 해져가는? 페차쿠차 서울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발표자가 와이즈건축의 전숙희 건축가였다. 와이즈 건축을 목초지를 찾아다니는 초식동물에 비유하며 심심하면서도 강한 개척의지가 인상적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깊어가는 가을, 늦은 오후에 와이즈 건축을 방문해 장영철, 전숙희 소장을 만났다.

 

중심상권을 벗어나, 쉐어하우스 사무실을 짓다

 

와이즈건축 사무소는 강남과 강북 두 중심상권 사이에 위치한 성동구에 있다. 처음가보는 동네다. 그만큼 잘 알려지지 않았고 주목받지도 못한 곳이다. 와이즈 건축 정영철 소장의 할머니가 한국전쟁 후 안동에서 서울로 이사했던 곳이다.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며 개발 분위기가 동네에 만연한 몇해전 부동산을 위해 신축하려던 아버지를 말리고 직접 건축한 것이다. 1,2 층은 사무실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주거 공간이다. 부모님과 형제 가족이 함께 모여살고 있다. 말 그대로 공유경제다. 자동차도 공유하고 음식도 공유한다. 정소장은 이리저리 얻어 먹을 수 있어 공유경제 쉐어하우스가 참 좋다고 말한다.

 

어느 동네에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동네가 중요하다.

 

어느 동네에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동네가 중요하다. 역설적인 말이지만 "동네에 영향을 받느냐"는 질문에 답한 전숙희 소장의 말을 정리하니 이렇게 됐다. 중심 상권에 많은 건축 사무실이 경쟁하듯 몰려있지만 사실 아는 사람은 찾아온다는게 전소장님의 생각. 와이즈 건축에 의뢰하기 위해 생소한 동네를 찾아온다는 것만으로도 건축에 대한 의지와 사랑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건축대가 피터 줌터의 사무실이 외진 곳에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창 밖으로 뛰노는 아이들과 손녀 손잡고 집으로 가는 할머니가 있는 동네 풍경이 와이즈 건축이 따듯한 건축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동네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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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중인 모형을 보여주다.

 

정소장님이 간단한 PT를 했다. 와이즈 건축의 사무실인 Y하우스와 동네이야기부터 시작해 연도별로 쭉- 나열했다. Mobile House, 이상의 집, 플레이하우스, 제주 뉴알레탕?, ELEMENTAL HOUSE 등 실험적인 초기 작업부터 와이즈 건축을 대중에게 알린 ABC사옥,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그리고 이대웰컴센터, 윤중동주택, ㄱㄴ주택 등 주택작품 등 대표작을 보여줬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보여준 프로젝트는 현재 마무리 작업중인 북촌 '어둠속의 대화'였다. 약 2년여에 걸친 작업이었는데 그간 만들었던 모형과 상세도면, 고민했던 내용들을 이야기 해줬다. 실제 건축가에게 따끈따끈한 건축 이야기를 들어서 멀게만 느껴지던 건축과 건축가가 좀 더 친숙하게 느껴졌다. 옆집에 사실 것만 같은 정소장님의 친숙한 외모도 영향이 있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사무실 이야기 도 중간중간 들려줬다. 인턴이 만든 스트로폼 소파, 직원의 근무여건, 사무실 분위기 등 상상속으로만 그리던 건축사무소의 모습의 실제를 파악했다. 상상과 많이 다르진 않다. 건축사무소는 일이 많고, 수정의 연속이니 만큼 체력이 좋아야 한다. 무엇보다 열정이 중요하다. 열정이 있어야 밀린 일도 자발적으로? 할 수 있으니 ㅎㅎ 두 소장님은 조용조용, 때론 10여초 간 정막이 흐를정도로 이야기를 했다. 마치 초식동물처럼 말이다. 그러고 보니 기린과 사슴을 닮으셨다.. 와이즈건축의 작품도 그들을 닮아 공격적이지 않다. 조용조용 동네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조용하지만 조목조목 해야 할 말을 놓치지 않듯 건축엔 꼼꼼한 디테일과 함께한다. 벌써부터 다음 목초지가 어딘지 궁금해진다. 내일은 조병호조병수 건축사무소에 간다. 

 

 

 

 

 

오픈스튜디오를 위해 창고에 있던 먼지쌓인 모형을 꺼내 보여 주셨다. 건축에 대한 열정이 느껴진다.

 

 

 

 

 

 

 

사무실은 모형, 책으로 둘러싸였다. 위 사진은 인턴이 만들었다는 스트로폼 의자. 굉장히 편하고 따스함.

 

 

블로그 콘텐츠의 퀄리티를 위해 소장님 두분 사진도 첨부. (실물이 훨씬 아름다우십니다.)

 

 

 

 

늦은 밤까지 Y사무실의 작업은 자발적인 열정과 함께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