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일기] 시리즈 7™ 체어 애프리콧 / 인포멀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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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장우철은 지난봄 GQ ‘서울의 방’이라는 글에서 "집이라는 말보다 방이라는 말이 더 와 닿는다. 우리는 서울에서, 대체로 가난한 줄도 모르고 가난하게, 임시라는 듯이, 큰 집에 관한 별다른 이상도 갖지 않으며 세를 받지 않고, 세를 내며 살고 있다. 서울의 방은 점점 작아지니, 가구다운 가구, 접시다운 접시, 스피커다운 스피커는 방이 아니라 널찍한 카페에 가야 있다."라고 했습니다(왠지 인용을 자주 하게 되네요). 그리고 같은 호였나? 서울에 사는 독신남 100명을 인터뷰한 기획기사가 실렸는데, 공통된 질문 중 하나가 아직도 트라우마처럼 생각납니다. “집에서 가장 큰돈을 들인 물건은?”


시리즈 7™ 체어 애프리콧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인 관련 글을 쓰며 정작 제집에는 이케아와 무지 가구로 채워지고 있는 게 마음 한편으로 좀 그랬습니다(슬프거나 화가 나는 게 아닌, 마음 한편이 조금 불편한 이상한 기분이랄까요). 한때 장 푸르베가 디자인하고 비트라에서 생산한 의자에 관한 기사를 쓴 적이 있는데, 부끄럽게도 정작 앉아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뭘 그렇게 아는 체를 해댔던지. 지난달 현대카드 바이닐&플라스틱에서 장 푸르베가 디자인한 라운지 체어에 처음 앉아보고 느낀 호사로운(소박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추구했던 디자이너가 설계한 의자에 어울리는 수식은 아니지만)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집에 가면 없다는 생각에 슬펐습니다.



지난주에는 한 달간 시리즈로 쓴 글에 대한 원고료를 받았는데요(아마 곧 연재가 웹으로 발행될 것 같아요- 미리 주제를 말씀드리자면 정리에 관한 글입니다), 라이프스타일 온라인 샵 인포멀웨어에 접속해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시리즈 7 체어와 임스 부부가 디자인한 셸 체어를 번갈아 가며 보고 또 보고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말입니다.


재고가 남아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시리즈 7 체어로는 90년대에 생산된 파스텔톤 옻칠 제품들로 옐로우, 핑크, 코랄, 애프리콧 네 가지가 있었고, 셸 체어는 양피지 컬러로 50~70년대 빈티지 얼리 버전으로 쉘의 빛 투과성이 뛰어나다, 라고 소개되었습니다. 가격으로 보나, 상태로 보나(멋스러운 사용감이 있는 것이 빈티지의 매력이기도 하나), 방 분위기로 보나 여러모로 시리즈 7 체어가 좋을 듯해서 애프리콧으로 구매해버렸습니다. 여건만 된다면 순식간에 저질러 버리는 이 실행력이란.


시리즈 7™ 체어 애프리콧


이케아 VÅGSBERG


집에 있던 이케아 회전의자(VÅGSBERG, 이름도 어렵다)는 폐기물 신고해서 홀가분하게 버렸습니다. 그동안 잘 사용했는데, 쓰레기 더미에 놓고 나니 마음에 안 좋네요. 인포멀웨어에서 네이버페이로 오후에 주문했는데 퀵으로 바로 발송해주셔서 저녁에 받았습니다. 제품도 깔끔하고 앉았을 때 나무가 등허리를 감싸는 기분이 역시 좋습니다. 좋은 의자에서 글을 쓰면 좋은 글이 나올까요?


원룸에 사는 처지라 매일 아침 눈 뜨면 책상을 보게 되는데, 여기저기서 보아도 예쁜 의자를 장만했으니 아침마다 기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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