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27.
뉴욕 휘트니 뮤지엄이 곧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을 맞이합니다. 뮤지엄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하고 건물도 새로 지었죠. 뉴욕 여행 때 애드워드호퍼의 회고전을 보기 위해 휘트니를 찾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휘트니에 대해 모르고 미술품에 이끌려 갔지만 독특한 건축 경험으로 기억에 남는 뮤지엄이었습니다.
아트 콜렉터이자 후원자였던 거트루드 반더빌트 휘트니(Gertrude Vanderbilt Whitney)가 1929년 미국의 예술을 소개하는 개인 갤러리을 만든 것이 휘트니 뮤지엄의 시작이었습니다. 1966년 뉴욕 어퍼이스트사이드에 문을 연뒤 50여 년간 그 자리를 지키며 20-21세기 미국 예술가를 집중적으로 조명했습니다.
휘트니 뮤지엄 건축물은 모더니즘의 선구자였던 마르셸 브루이어(Marcel Breuer)가 디자인한 작품입니다. 주변 정갈한 타운하우스와 비교했을 때 짙고 무거운 외관으로 눈에띄지만 내부는 안락한 느낌이 드는 묘한 매력의 건축물입니다. 뮤지엄을 확장하기 위한 여러 건축적 시도가 있었습니다. 80년대 마이클 그레이브스(Michael Graves)는 우스꽝스러운 포스트모던 스타일로, 2000년대 렘쿨하스(Rem Koolhaas)는 기존의 건물을 덥치는 듯한 위협적인 실루엣으로 증축 계획안을 발표해 자본과 지성을 낭비했습니다. 당시 관장은 사임하기도 했죠.
ⓒEd Lederman / via Whitney Museum
ⓒKarin Jobst / via Dezeen
휘트니 뮤지엄 : 맥락을 존중한 렌조 피아노의 건축 해석
결국 휘트니 뮤지엄은 로어맨하튼의 웨스트빌리지 미트패킹 지역으로 새 보금자리를 만들었고 오는 5월 1일 대중에게 정식으로 선보입니다. -기존의 건물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Metropolitan Museum of Art)이 향후 8년간 사용하게 됩니다.- 새로운 휘트니 뮤지엄 건축은 파리 퐁피두 센터를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맡았습니다.
허드슨 강, 뉴욕 하이라인, 워싱턴 스트리트 등 콘텍스트에 대한 해석을 끝까지 이끈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테라스와 노출 계단에 철골 구조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은 하이라인에 대한 해석이고 허드슨 강에서 보았을 때, 워싱턴 스트리트를 걸으며 보았을 때, 하이라인을 걸으며 보았을 때 그 완전히 다른 표정을 갖게 한 것도 -비판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뉴욕의 다양성에 대한 해석이라고 읽혀집니다. 기존의 휘트니 뮤지엄 건축물을 뒤집어 놓은 듯한 상징적인 실루엣도 흥미롭습니다.
도시의 길이 활력을 띄도록 하기 위해 하이라인에서 바로 진입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입구로 갈수록 점점 낮아지는 긴 캘틸래버를 따라 내부로 빨려들어갑니다. 1층 로비는 무료로 개방되었고 레스토랑이 입점했습니다. 전시공간은 내외부 합쳐 약 19,000㎡에 이르는데 약 5,500㎡ 에 이르는 전시공간에 기둥이 없습니다. 이 기둥 없는 공간은 뉴욕 내 가장 큰 규모로, 그만큼 전시 기획에 자유도가 높다는 뜻입니다. 총 8층 규모의 뮤지엄은 레스토랑과 전시공간 뿐만 아니라 170석 규모의 극장, 토론 스튜디오, 교육실, 오피스, 카페를 갖추었습니다.
지역의 맥락에 자연스레 녹아들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자세를 취한 새로운 휘트니 뮤지엄이 좋습니다. 당장 가보질 못하니 아쉽지만, 멀리서 팔로우하며 새롭게 써 내려갈 휘트니의 역사에 마음만은 함께하겠습니다.
ⓒNic Lehoux / via Dezeen
ⓒNic Lehoux / via Dezeen
ⓒNic Lehoux / via Dezeen
ⓒNic Lehoux / via Dezeen
ⓒNic Lehoux / via Dezeen
ⓒNic Lehoux / via Dezeen
ⓒNic Lehoux / via Dezeen
ⓒNic Lehoux / via Dez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