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투모로우 프로젝트5 / 적은 차, 나은 도시 Less Cars, Better City 리뷰

2015. 3. 11.

도시는 자동차와 함께 성장했습니다. 더 효율적인 삶을 위해 고안됐을 자동차는 이제 썩 도시와 어울리지 않는 듯한데요, 얼마전 건축 잡지사 기자가 "판교 신도시에는 주거지역과 업무지역을 배치했지만 판교에 살며 출퇴근 하는 사람은 소수"라며 도시 정책이 시민의 삶과 얼머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이야기 한게 떠오릅니다. 경기도에 살며 서울로 출퇴근 하는 주위 선배님들을 보면, 지방에서 올라온 신입사원이라 취직 후 직장 근처로 원룸을 얻은(원룸이라 어느정도 가능한)저로서는 출퇴근에 1~2시간씩 소비하는 삶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굉장히 비효율 적인 이런 시스템이 서울을 장악하고 있죠. 이런 비상식적인 도시 시스템에 상식적인 물음을 던진 공모전이 이번 헤리티지투모로우 'LESS CARS, BETTER CITY'공모전입니다. 심사위원은 조민석 건축가와 박경 교수가 맡았고, 단순히 결과물을 받고 평가하는 공모제도에서 벗어나 워크숍형태의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결과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한 공모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부터 서촌아름지기재단사옥 1층 전시공간에서 수상작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천재적인 디자인이라기보다는 그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 조민석(심사위원) 

"사회가 곧 변하게 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 장영석(사무국장)

"이 프로젝트의 일부분은 교육에 있다" 박경(심사위원)

"Less Cars 이슈는 큰 그림에서 사회적 자본을 재생시키는 아이디어와 연결" 노명우(사회학자)

2014년 9월 28일 헤리티지투모로우 프로젝트5 좌담회 중


헤리티지투모로우프로젝트5 

적은 차, 나은 도시 LESS CARS, BETTER CITY 전시

전시장소 : 아름지기사옥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자로 17

전시기간 : 2015.3.7~4.5 / 10:00~17:00 (월요일 휴관)

홈페이지 : www.arumjigicompetition.org






도시계획은 근대적 사고방식

"수많은 건축가와 정치인들이 컨셉추얼한 꿈의 도시를 계획했지만 제대로 실현된 경우는 거의 없다. 도시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그때그때 임시방편처럼 필요한 것을 만들고 그러면서 레이어가 쌓이는 그런 도시가 살기 좋은 도시다. 콘셉트는 나중에 생기는 거다." 얼마전 내가 팔로우하는 디자인 저널리스트 김신님이 트위터를 통해 한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도시계획은 근대적인 사고방식입니다. 도시계획자가 큰 흐름은 계획할 수 있어도 시민이 도시를 소비하는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무리입니다 앞서 서문에서 언급한 판교의 경우가 가장 쉬운 예일 것입니다. 그래서 도시계획 공모전의 경우 구체적인 디자인 결과물보다 시나리오와 디벨롭먼트 프로세스가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조민석 심사위원도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좌담회에서 밝혔고, 워크숍형태를 띈 방식을 취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적은 차, 나은 도시 Less Cars, Better City 수상작 리뷰 

결과물만 놓고 보았을 때 수상작 전체적으로 너무 결과에 치중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이동수단 디자인까지 풀어 낸 것은 다소 과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상상력이야 좋지만 건축가가 제안할 수 있는 선을 넘은 듯 느꼈습니다. 재밌는 아이디어였지만 설득력도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핵심은 디자인이 아닌 이동수단의 시나리오겠지만요. 전시된 작품은 전반적으로 설계 배경은 탄탄한 것에 비해 결과로의 비약이 심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 중 가장 디벨롭퍼의 관점으로, 밀도있게 진행한 '도킹시티' 작품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태원을 사이트로 2022년까지 어떻게 바뀌어 나가는지에 대한 시나리오가 흥미로웠습니다.

이게 제가 전시를 보고 느낀 점입니다. 다소 부정적인 평가지만 전시를 보며 이런 다양한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경 심사위원이 말했듯 이 공모전의 일부분은 교육에 있습니다. 작품을 보며 마음껏 느끼고, 더 나은 서울을 생각해볼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대림미술관 간판앞에서 사진만 찍을게 아니라 바로 옆 아름지기사옥 1층 공모 전시를 관람하는건 어떨까요? 우리가 살고있는 도시에는 후자가 더 유익할 것같습니다 ^^





1등 수상작 도킹시티 / 자료 : 아름지기재단


1등 수상작 도킹시티 / 자료 : 아름지기재단


1등 수상작 도킹시티 / 자료 : 아름지기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