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자크코프만 개인전, 와바 단체전 리뷰

2015. 3. 11.

벽돌을 보면 왠지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인간미라곤 느껴지지 않는 강남대로 한복판, 벽돌로 지어진 교보빌딩을 바라보면 감동을 받는다는 선배의 말에 공감합니다. 대학로 분위기를 꽉 지고 있는 붉은 벽돌의 아르코 미술관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위안을 받은 듯합니다. 벽돌 한 장을 손으로 집는 순간 건축은 시작됩니다. 그래서 벽돌에서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나 봅니다. 흙과 건축문화를 주제로 매번 알찬 전시를 여는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에 특별한 손님이 2015년 상반기 기획전시에 초대되었습니다. 바로 와바(WABA)라는 예술가 집단인데요, 와바는 World Association of Brick Artists의 줄임말로서 별돌을 재료로 작품활동하는 예술가들입니다. 와바의 멤버인 울라 비오티(Ulla Viotti), 프리츠 베링(Fritz Vehring), 자크 코프만(Jacques Kaufmann), 로버트 해리슨(Robert Harrison), 구엔 히니(Gwen Heeney) 등 5명이 단체전을 열고 그 중 한명인 자크 코프만은 최정은 관장님의 기획으로 개인전을 엽니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경상남도 김해시 진례면 진례로 275-51

자크코프만 & 와바 전

전시기간 : 2015년 2월 28일~8월 16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 오전 10:00~오후 6:00

관람료  : 성인 2,000원 / 중고등학생 군인 1,000원 / 초등학생 500원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의 돔 하우스에 들어서면 

자크 코프만의 ‘스파이럴 기(氣)’라는 작품이 공간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기와와 대나무를 활용해 깍여 내려가는 멜론 껍질을 형상화 한 것이라고 합니다. 김해 시장에서 본 수많은 멜론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조금 엉뚱한 매력이 있는 작가입니다. 작품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氣라는 한국적 개념과 공간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중요시 여기는 등 현장감을 중요시했습니다. 1층 개인전 공간에도 김해 분청사기에 영감을 받은 작품, 달 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등 지역성을 반영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자크코프만, 스파이럴 기氣 / 사진 :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자크코프만, 분청벽&어둠의 벽 / 사진 :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와바 단체전은 2층에서 열립니다.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울라 비오티의 ‘발굴(Excavation)’과 구엔 히니의 ‘작업실 프로젝트)였습니다. 발굴은 고고학적 접근으로 벽돌과 대나무 그리고 자갈을 이용해 문명의 시작과 파괴 그리고 반성을 시적으로 표현한 듯했습니다. 작업실 프로젝트는 김해를 여행하며 촬영한 사진들과 그것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을 작업실의 형태로 전시해 놓은 것인데, 수평의 산의 능선과 그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수직의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전시기간동안 천천히 말라가는 유기적 형태의 젖은 벽돌(Green Brick)에 투영된 것 같았습니다. 단체전에서 자크 코프만은 ’떨리는 벽‘이라는 작품을 전시했는데 작가의 설명은 닭살(Duckskin) 그리고 혼돈(and Chaose.). 이게 끝(That's it)이었습니다. 벽돌이라는 건축 재료도 사람의 피부처럼 환경에 반응한다는 뜻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울라 비오티, 발굴 / 사진 :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구엔 히니, 작업실 프로젝트 / 사진 :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구엔 히니, 작업실 프로젝트 / 사진 :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자크 코프만, 떨리는 벽 / 사진 :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로버트 해리슨, 원초적 벽돌 / 사진 :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프리츠 베링, 미궁 / 사진 :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