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건축가포럼 어반매니페스토2024 리뷰 / YAF Urban Manifesto 2024

2015. 1. 8.

서촌에 가면 기분이 좋습니다.

북촌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 입니다. 대구에서 공간학생기자 시절 취재한 로버트파우저 교수님의 강연이 생각납니다. 서촌지기 또는 한옥지킴이로 불릴만큼 서촌 한옥을 사랑하는 로버트파우저 교수님은 직접 서촌에 한옥을 개량해 살고있죠. 당시 강연을 기억하기로 북촌은 한국전쟁 이후 개량한옥이 지어져 한옥마을이 형성된 반면 서촌은 조선시대부터 한옥마을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진짜 한옥마을은 북촌이 아닌 서촌인 셈이죠. 교수님은 북촌과 같이 관광지가 아닌 한옥 주거마을로서 서촌을 지켜야 한다고 했고 저도 공감했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물론 힙한 동네임에는 분명하지만 북촌처럼 복작이지 않습니다. 작은 갤러리와 서점 그리고 한옥이 있는 낭만적인 곳입니다.


서촌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어반매니페스토 2024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젊은건축가포럼 코리아(Young Architect Forum; YAF)이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젊은건축가상 운영위원회와 정림건축문화재단, 문화관광부가 후원하는 이 포럼은 2011년에 건축가 하태석, 신승수, 유현준, 이기용, 이정훈, 전숙희 씨가 주축이 돼 기획됐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뉴스링크 참조해 주세요.) 젊은 세대의 역할은 분야를 막론하고 중요합니다. 분명 가까운 미래의 주역이 될테니까요. 젊은 건축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임으로 정리하면 좋을 것같습니다. 어반니페스토 2024는 그간 젊은건축가포럼에 함께 했던 이들의 작업과 2024 서울을 생각하는  도시선언을 한 자리에 모은 것입니다. 전시는 보안여관, 온그라운드(가가린서점 뒤), 커먼빌딩 4층에서 열리고 매주 목요일에는 커먼빌딩 옥상에서 건축 관련전문가들과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옥상토크에도 가봐야 겠습니다.



보안여관, 온그라운드, 커먼빌딩에서 각각의 전시를 봤습니다.

보안여관에는 젊은 건축가들의 도시선언, 어반매니페스토가 전시되었습니다. 2층에 전시된 젊은 건축가의 도시선언은 어떤 뭉클함이 있었습니다. 지난 반 세기간 급속하게 발전하며 제대로 돌보지 못한 서울에 대한 미안함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젊은 건축가들이 생각하는 2024년의 서울을 하나의 명제와 이미지로 담았습니다. 그간 포럼을 통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음을, 그리고 그들이 도시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방문했을 때 전시된 영상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관리하는 분도 없었구요. 전시 외에 뽁뽁이로 감싸진 보안여관 건물 외관도 인상적입니다. 며칠 전 뽁뽁이가 공식명칭이 된만큼 우리에게 친근한 소재이죠? 저도 얼마전에 뽁뽁이로 집을 도배했습니다. 이또한 어반매니페스토 전시의 일환이라고 합니다. 4겹으로 싸인 뽁뽁이의 켜가 우리의 역사를 나타내는 것같기도 하구요, 뭐 굳이 작품해석보다도 전시의 랜드마크로 생각하면 좋을 것같습니다.














가가린서점 뒤 온그라운드에는 젊은 건축가의 다양한 작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조병수 건축가가 기획한 온그라운드 공간 자체도 무척 좋았습니다. 각각의 작품은  건축일상, 건축확장, 건축유희, 건축협력 등 4가지 주제로 나뉘어 엽서만한 크기의 사진과 글로 방 한가득 나열됐습니다. 같은 크기의 사진이 픽셀처럼 나열되니 수평적이고 민주적이라는, 평온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를 들여다 보고 이해하는 것보다 젊은 건축가의 작업들로 수놓아진 전체적인 그림과 공간을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분명 좋을 것입니다. 가가린서점이 입점한 빌딩인 커먼빌딩 4층에는 젊은 건축가포럼에 참여한 건축가의 간단한 프로필과 미디어에 담긴 젊은 건축가의 기록들 그리고 모형이 전시되었습니다.



















부담없이 서촌을 산책하듯 전시를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무언가를 얻어가기 보다 지금의 젊은 건축가들의 열정과 활기찬 에너지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2024년의 서울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전시는 전면 무료니 마음껏 보시고 그 느낌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도시은 젊은건축가들의 몫이 아닌 우리 모두의 몫이니 주인된 마음으로 둘러보면 더 더욱 좋겠습니다. 젊은건축가포럼의 정보가 너무 없어서 아쉬운데요, 포럼을 알리는 간단한 블로그라도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의 젊은 건축가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