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사마 야요이’ 展 공간을 점령한 무한증식

2013. 7. 28.

<Infinity Mirrored Room-Gleaming Lights of the Souls> ⓒ대구미술관

 

현재 생존하는 ‘금세기 최고의 작가’로 불리는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84)의 작품 117여 점이 대구미술관을 점령했다. 오는 11월 3일까지 진행되는 <KUSAMA YAYOI, A Dream, I Dreamed> 전은 ‘점에 대한 강박(Dot Obsession)(2013)’, ‘호박(Pumpkin)(2013)’ 등 그의 대표작과 함께 신작 ‘나의 영원한 영혼(My Eternal Soul)’ 시리즈 30여 점을 선보인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국내에서 그의 작품 세계를 온전히 경험할 기회다.

전시는 미술관이 대중에게 더 다가가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기자간담회에서 김선희(대구미술관 관장)는 “미술관의 좋은 시설에 비해, 시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워 유명작가의 대중적인 전시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하며 기획배경을 설명했다. 쿠사마 야요이는 지난해 루이비통(Louis Vuitton)과 대대적인 협업을 통해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김선희는 도쿄 모리미술관에서 근무하던 시절 쿠사마 야요이와 개인적 인연으로 전시를 준비했다.
 
미술관 입구에서부터 관객을 압도하는 대규모 작품이 설치됐다. 층고 18m 공간에 ‘점에 대한 강박(Dot Obsession)’이 거대한 풍선이 떠다니듯 설치됐으며 그 속에 거울방을 만들어 관객이 직접 공간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무한 거울 방-영혼의 광채(Infinity Mirrored Room-Gleaming Lights of the Souls)’, ‘튤립을 향한 내 모든 사랑, 영원히 기도하리라(With all my love for the tulips, I pray forever)’ 등 총 6개가 관객 참여형 작품이다. ‘소멸 방(The Obliteration Room)’은 관객이 직접 공간에 점을 붙이며 만들어가는 작품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이끈다. 작가는 잘 알려진 대로 어릴 때부터 겪은 편집증적 강박증을 겪었고 이를 통해 본 환영에서 영감을 얻는 것으로 유명하다. 화려한 색상의 점으로 둘러싸인 무한한 공간 속에서 관객은 공간과 뒤섞이며 지각적 혼란을 경험한다.

 

 

왼쪽부터 시계뱡향으로 'Dot Obsession','Pumpkin' 'My Eternal Soul' Series,  ⓒ 김보은


중앙 홀을 중심으로 1층과 2층으로 구성된 전시는 ‘사랑은 영원히(Love Forever)’ 시리즈, ‘무한 그물망(Infinity Nets)’ 시리즈 등 평면 작품 96점과 ‘호박(Pumpkin)', ‘강아지(Dog)', ‘재생의 순간(The Moment of Regeneration)’ 등 조각 작품이 13점이 전시된다.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적인 작품들과 함께 신작 ‘나의 영원한 영혼(My Eternal Soul)’시리즈를 감상하며 작품이 어떻게 변모해 가는지 추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초기 작품이 전시되지 않아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쉽다. 전시는 2015년까지 대구에 이어 상하이·타이베이·뉴델리·마카오 등을 순회할 예정이다. <심명보 10기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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