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엑스포 2025 프랑스관 "거대한 구리 나선형 계단과 숨겨진 정원"
프랑스의 사랑과 연결을 상징하는 나선형 계단, 오사카 엑스포를 수놓다
2025 오사카 엑스포(Expo 2025 Osaka) 프랑스관은 거대한 구리 나선형 계단과 숨겨진 정원을 통해 감성과 연결성, 그리고 자연의 조화를 예술적으로 표현합니다. 프랑스 건축사 콜드피(Coldefy)와 이탈리아의 카를로 라티 아소시아티(Carlo Ratti Associati)가 공동 설계한 이 파빌리온은 극장 건축에서 영감을 받은 흰색 패브릭 외벽과 함께, 일본 전설 '아카이 이토'를 상징적으로 담아냅니다.
구리로 휘감긴 조형적 계단의 상징성
프랑스관의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외관을 감싸며 위로 솟는 대형 나선형 계단입니다. 이 계단은 일본 전설인 아카이 이토, 즉 운명의 붉은 실을 모티프로 하여 설계되었으며, 극장의 웅장한 계단을 연상시키는 조형적 역할도 수행합니다. 관람객들은 이 계단을 따라 건물 꼭대기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며 전시를 감상하게 됩니다. 설계자 토마 콜드피는 이 계단이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건축적 서사의 중심이자 무대 그 자체라고 설명합니다. 방문객은 공간을 바라보는 이에서 공간을 구성하는 주체로 전환됩니다.
사람 사이의 연결을 유도하는 건축
카를로 라티는 이 계단을 ‘휴먼 콘덴서’로 명명하며,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장치로 구상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디지털 플랫폼이 아닌 물리적 공간만이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러한 개념은 그가 설계한 밀라노 MEET 디지털 센터에서도 구현된 바 있습니다. 프랑스관에서는 이 계단을 통해 사람들이 만남과 교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결국 공간 자체가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기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1,000년 된 올리브나무가 품은 비밀의 정원
프랑스에서 옮겨온 1,000년 된 올리브나무가 있는 비밀의 정원은 또 하나의 주요 볼거리입니다. 이 공간은 전시관 후면에 배치되어 자연광과 공기를 유입시키며 건축과 자연, 사람 간의 유기적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정원은 물이 고인 연못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감각적 쉼표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설계진은 이 정원이 건축을 넘어선 관계성의 틀을 형성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사람과 환경, 생명체 간의 연결을 주제로 하는 프랑스관 전체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극장과 갤러리를 넘나드는 전시 구성
'펄세이션스(Pulsations)'라는 제목의 전시는 아티스트 저스틴 에마르드(Justine Emard)와 디자인 스튜디오 GSM 프로젝트가 큐레이션을 맡았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구출된 조각, OMA가 연출한 루이 비통 역사 전시, SANAA의 세지마 가즈요가 디자인한 레이디 디올 핸드백 등 다채로운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전시관에는 베이커리, 매장, VIP룸, 사무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프랑스관은 오사카 엑스포 파빌리온 중에서도 가장 종합적이고 세심하게 설계된 공간 중 하나입니다.
지속 가능성과 건축적 실험이 만나는 장소
프랑스관은 철제 프레임과 모듈형 구조로 설계되어 완전히 해체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오사카 유메시마 섬의 토양 조건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며, 시공 속도를 높이고 구조물을 경량화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파빌리온은 세계 최대 목재 구조물인 ‘더 그랜드 링(The Grand Ring)’ 안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또한 일본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Sou Fujimoto)가 설계한 상징적 공간입니다. 프랑스관은 그 안에서 예술과 자연, 건축의 교차점을 구현하는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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