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청담 도산공원 리서치 / 디자이너 네리&후

2016. 4. 29.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기업 중 유난히 건축에 애정이 많아 보이네요. 기업의 건축물을 떠올리면 몇몇 기업이 생각나지만, 문화와 가치에 중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건축에 애정을 쏟아온 기업은 바로 아모레 퍼시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학생 시절 건축가 김종규가 설계한 아모레퍼시픽의 대전지역사업부 사옥, 오산 뷰티 사업장 원료 식물원과 SCM 본부 등을 공간지를 통해 봐왔고 포르투갈 태생의 프리츠커상 수상 건축가 알바로 시자(파주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도 설계)와 김종규 건축가가 함께 설계한  아모레퍼시픽 혜초 하우스에 압도당한 기억이 납니다. 제주도에 있는 문화 공간인 이니스프리 제주 하우스와 오설록 티스톤은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받은 건축가 조민석(매스스터디스)이 설계하기도 했습니다.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신경섭 / 출처: design.amorepacific.com


지난달 청담동에 완공한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는 중국 상하이 출신 디자이너 네리&후(Neri&Hu, MCM 플래그십 스토어 청담 리뉴얼에도 참여)가 설계했습니다.


린돈 네리(Lyndon Neri)와 로사나 후(Rossana Hu) 부부로 이루어진 네리&후 스튜디오는 2015년에 열린 제2회 메종&오브제 아시아의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됐을 만큼 아시아를 대표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중 하나입니다. 2015 쾰른국제가구박람회 다스 하우스에서 가구로 가득한 미래의 주거 문화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고객에게 감성적으로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중국 출신의 대표적인 디자이너에게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를 맡기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건축가를 앞세워 브랜드를 알리는 아모레퍼시픽의 마케팅 태도 또한 반갑습니다. 어떤 기업은 건축가를 앞세우는 걸 꺼리는 분위기의 기업도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지는 정확하게는 모릅니다만, 아마 설계 과정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이끌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그런 기업은 자아가 너무 강하게 느껴져서 가슴 깊이 사랑할 수 없게 되더군요.



디자이너 린돈 네리,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디자인 스토리 / 유튜브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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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리서치를 위해 아모래퍼시픽 디자인랩과 설화수 홈페이지에 소개된 플래그십 스토어 콘텐츠를 편집한 것입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모여있는 서울 도산대로에 국내 단일 뷰티 브랜드 최대 규모의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의 디자인 컨셉은 '랜턴(Lantern)’입니다. 설화수 만의 정체성을 건물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한 외관의 특징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의 철학을 담은 건축적인 공간을 경험함으로써 이곳을 떠날 때 오래도록 기억 속에 간직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플래그십 스토어 프로젝트는 건축, 가구 디자인 등 다방면의 작업을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건축 디자이너 듀오 네리&후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건물 외부는 물론 지하, 지상을 포함한 총 6개의 층이 황금빛 브라스(brass) 구조물로 둘러싸여 각기 다른 테마가 담긴 층별 공간을 아우르며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조화로운 미의 여정을 이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설화수의 꽃살무늬를 보다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공간 안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스며들도록 하였습니다. 플래그십 특화 포장 서비스와 전용 상품을 통해 아시아의 미를 대표하는 홀리스틱 뷰티를 전하고자 합니다.


아모래퍼시픽 디자인랩 


우리(네리&후)는 아시아 정신을 바탕으로 일관된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설화수의 진정성과 의도에 깊이 매료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특별한 프로젝트(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에 랜턴이라는 메타포를 사용했습니다. 랜턴이란 빛을 담는 그릇입니다.


건물 전체가 브론즈 빛 울타리로 둘러싸여 빌딩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꼭대기 층까지 이를 전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으며 이 경험은 어느 장소에서나 함께합니다. 설화수가 브랜드로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며 제품 전반에 담긴 의미와 브랜드 정체성을 이 건물을 통해 세상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건축 공간 경험을 통해 설화수가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더 깊고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길 바랍니다.


디자이너 린돈 네리 / 네리&후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를 위한 그래픽 디자인은 스튜디오 fnt 에서 진행했다고 하네요. 스튜디오 fnt 페이스북에 실린 이미지와 글을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