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텀(DOCUMENTUM) 2호 리뷰

by 보심 · 2014. 10. 7.

땡스북스에서 다큐멘텀을 봤다. 라운드어바웃 페이스북 계정으로 다큐멘텀을 보고 강한 인식이 남아있던 터라 훑어보고 바로 구매했다. 훑어 본 바로는 기존 건축잡지와 차별성이 없어 보여서 살 욕구는 없었지만, 새로 창간한 잡지의 신선함을 느껴보고 싶었다. (라운드어바웃에 소개되는 등)쿨해보이는 이미지의 본질을 파헤치고 싶은 마음도 컸다.


 

 

건축잡지 다큐멘텀(DOCUMENTUM) 2호 리뷰


건축 다큐멘터리 매거진이다. 김용관 건축 사진가가 발행인이다. 1년에 4번 분기별로 발행된다. 초창기 잡지가 분기별로 나왔다는 점, 사진가가 발행인이라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건축잡지라는 본연의 의미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진의 힘을 더해 잘 만든다는 느낌. 콘텐츠는 STATUS, WORK, DOCUMENTARY, CLOSING 총 4개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춰 보여주는 ‘status’, 완성도 높은 건축 작업의 결과물을 압축적으로 소개하는 ‘Work’, 프로젝트 전 과정을 하나의 다큐멘터리로 이야기하는 ‘Documentary’ 사진의 감성을 통해 건축을 보여주는 ‘Closing’ (일부 archilife.com 발췌)

 

1.차별성, 지면에 담은 건축 다큐멘터리의 감동



다큐멘텀이라는 이름답게 가장 주축이 되는 콘텐츠는 DOCUMENTARY다. 얼마 전 JTBC뉴스룸에 출현한 싸가지정치의 강준만교수가 한 말이 생각난다. “정치는 콘텐츠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 다른 건축잡지와 비교해도 신생잡지 다큐멘텀의 DOCUMENTARY 콘텐츠는 차별성 있고 게다가 최상급이다. 왜 15,000원인지 금세 수긍할 정도. 건축다큐라 하니 정재은 감독의 말하는 건축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시공의 제약을 뛰어넘는 사진과 글의 감동은 그보다 더 압권이었다.


다큐 형태를 취하며 황두진 건축가가 설계한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스타디움 ‘Castle of Sky walkers’를 다뤘다. 28번까지 번호 매겨진 소제목은 그 양만 보아도 얼마나 알찬지 짐작이 간다. 인터뷰이는 설계팀(2명 황두진·차선주), 컨설턴트(3명), 시공사(1명), 배구단(9명), 발주처(1명). 공무원만 뺐지 하나의 건축이 아이디어에서 실제 완성되기 까지 모든 이해당사자의 생각이 인터뷰형식으로 고스란히 담겼다. 건축가의 고민과 성장, 시공사와 컨설턴트의 입장, 사용자의 의견, 발주처의 조건 등을 보다 보면 하나의 건물을 짓는데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다는 것에 놀란다. 얄팍하게 건축가를 꿈꾸는 학생에게는 빨리 접는 기회가 될 것이고 건축에 확고한 꿈이 있는 학생에게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 건축 자체를 파고 들었으니 대중적인 호응은 단연 적을 것이다. 게리 허스트윗의 어버나이즈드(Urbanized, 2011)처럼 도시로 범위를 확대해 타큐멘터리를 제작한다면 더 많은 대중의 관심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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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astle of Skywalkers, 너무나 이상적인 건축


너무나 이상적인 건축 과정이었다. 무엇보다 발주처가 쿨하다. 정태영 사장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건축가의 생각을 존중했다. 황두진 건축가도 그것에 감사해 하는 눈치였다. 건축가 황두진도 노련하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과 자신이 실현하고자 하는 것 그리고 현실적 제약과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건축하는 능력이 상당했다. 구조 엔지니어의 아이디어와 건축가와의 궁합도 잘 맞았다. 이런 건축 과정에서의 많은 에피소드를 코스요리처럼 줄줄이 내놓았다. 중간중간 드러난 건축적 어려움은 다큐멘터리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긍정적인 장치라고까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이상적인 건축물을 취재했으니 당연히 다큐멘터리의 질이 높다는 생각도 든다. 황두진이라는 건축가의 생각 깊이 침투해 고민을 공유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었다. 단순히 한옥건축가로 알고 있던 내게 진화된 모더니스트라는 것을 알게했다.

 

3.콘텐츠 퀄리티의 불균형



다큐멘터리를 제외한 나머지 콘텐츠는 차라리 없애고 다큐멘터리를 하나 더 추가하는 게 어떠냐는 생각이 든다. WORK 콘텐츠는 디렉터의 글 한 장 뒤로 8페이지가량 사진 나열. 물론 사진을 잘 찍었지만 독자는 그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기존 자리잡은 잡지나 홈페이지에서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콘텐츠다. 차별성이 없다. STATUS는 존재 의미를 사실 모르겠다. 읽어보려 노력했지만 눈에도 안들어오고 독자로서 의미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반면 CLOSING은 좋다. 차라리 이렇게 작품으로서의 사진을 나열하는 건 반갑다. 사진 수가 적어서 아쉬웠다. 다만 판형이 큰데 사진 하나로 두 페이지를 가득 체우니 한눈에 들어오지 않거니와 눈이 아팠다. 사진을 비중 있게 다룬 책으로서 판형을 크게 한 이유를 다시 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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