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디자이너.디자이니스트 리뷰

2014. 7. 23.

 

책은 "디자인이 만연한 세상에서 '디자인을 가장 잘하는 디자이너(Designest)'는 누구일까?" 라는 저자(박경식)의 물음으로 시작한다. 오늘날의 디자인은 경영과 마케팅을 떼어 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해졌지만, 이는 디자인이 디자이너에게 전적으로 맡겨지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덧붙인다. 경쟁입찰 방식의 디자인 생태계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승리하기 위해 복제가 만연하고 유행에 치우쳐 창의성은 점점 떨어진다. 결국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 한국의 디자인에 저자는 쓸쓸해 한다.

 

한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했거나 실무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생각에 99% 동감할 것이다. 실내디자인을 전공한 나는 미대입시를 치르며 사귄, 전국 각지의 여러 디자인분야의 친구들을 통해 한국 디자인의 생태계를 간접경험할 수 있었다. 대기업이든 작은 디자인 회사든, 시각이든 제품이든 공간이든 너냐 나냐 할 것없이 복제가 만연하다. (디자인의 최전선 중에서도 최전선을 달리는 국가의 학교나 회사가 아니면 이는 대부분 비슷할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저자가 십여 년간 만난, 본인만의 스타일을 발전시키는 것에 여념이 없는 12명의 디자이너와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소개한다. '한 우물 파기', '영역의 확장', '사고의 전환' 세 장으로 나뉘어 작가를 묶어 소개한다. 책의 대부분이 포트폴리오고 포트폴리오를 소개하기 앞서 디자이너를 간단하게 소개한다. 활자와 작품이 완벽히 분리된 형태라 저자의 말대로 흡사 전시를 보고난 느낌이다.

글이 적어 짧은 호흡으로 여러번 읽으며 브래인스토밍하기에도 좋다. 다만 책의 기획에 맞게 컨텐츠가 구성된게 아닌 컨텐츠를 모아서 책을 기획했기 때문에 하나의 전시를 보는 느낌이 아닌 12개의 전시를 흐름없이 보는 것 같아, 책 구성 자체의 완성도는 아쉽다.

 

 

 

 

 

 

 

 

 

자료제공 : 지콜론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