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타다오의 세 번째 제주도 프로젝트 본태박물관

2013. 1. 22.


지난 11월 3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 본태박물관 개관식이 열렸다. 이 박물관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하고 감리까지 했으며, 현대건설이 시공했다. 박물관은 안도가 지니어스 로사이와 글라스 하우스에 이어 제주도에 지은 세 번째 프로젝트다. 해발 550m 핀크스 CC 내에 자리한 본태박물관은 남제주 앞바다와 군산오름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곳에 자리 잡았다.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행사에 300여 명 넘게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안도 다다오는 인사말에서 “한국의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을 결합하고 제주도의 장소성을 실천한 뉴뮤지엄”이라고 말했다. 설립자 이행자(고려디자인 고문)는 “본래 모습을 탐구하고자 하는 취지로 본태박물관이라고 이름 지었다”며 “세계의 다양한 미술과 문화가 한국문화와 함께 어우러져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융합되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그가 30년간 수집한 전통 수공예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전시 작품은 소반, 보자기, 병풍, 도자기와 갖가지 가재도구다. 당대의 명품보다는 그 시대의 생활상을 비춰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이다. 전보삼(한국박물관협회 회장)은 “안도의 단아한 건축과 전통 담장이 전통과 현대를 부드럽게 이어준다”고 말했다.


건물은 크게 전통공예 박물관과 현대미술관으로 구성돼 있다. 안도의 어휘가 곳곳에 백분 반영됐다. 안도는 “제주도 대지에 순응하는 전통과 현대를 콘셉트로 정했다”고 밝혔다. 전통공예 박물관인 제1전시관은 소박하고 인간적인 공간으로 복도 없이 모든 공간을 차례대로 경험할 수 있는 내향적인 공간이다. 현대미술관인 제2전시관은 웅장하고 넓은 공간으로 구성했다. 2층 높이의 깊은 처마 아래로 넓은 홀과 주 전시실을 연결하는 개방적 장소다. 큰 창을 통해 제주 앞바다와 주변을 조망할 수 있다. 1, 2전시관을 잇는 공간은 한국 전통 담벼락과 좁은 골목, 가느다란 냇물과 작은 다리로 아기자기하게 구성했다.

주차장에 내려 조각정원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박물관 정문이 나온다. 양쪽으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 맞이한다. 제1전시관으로 가는 오른쪽으로 가면 건물 안쪽 깊은 곳에 매표소가 있고 다시 야외 정원이 나온다. 작은 식물과 제주의 작은 돌로 구성된 곳으로 전통적인 미를 가지고 있다. 2층에서 시작한 동선이 1층으로 내려오고 1, 2층을 가득 채운 대형 전시물이 인상적이다. 외부를 볼 수 없지만, 가로로 좁고 긴 창을 통해 햇볕이 들어온다. 전시관을 나서면 카페가 나온다. 이곳을 지나 다시 제2전시관으로 향한다. 시원한 공간 구성과 넓은 창을 통해 외부의 풍광을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다. 2층은 여러 개의 방과 전시공간으로 나뉜다. 오른쪽에 있는 미로 구조와 방이 특이하다. 그러나 박물관은 그의 건축 어휘에는 철저했지만 새로운 실험이 없었다. 섭지코지에 있는 지니어스 로사이 같이 제주의 돌로 만든 다양한 창이나 돌의 사용 또한 찾아볼 수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건축이라는 점이다. 박물관 측은 어떤 일인지 추운 겨울에 개관을 서둘렀다. 건물 곳곳에 급하게 손님맞이를 준비한 흔적이 역력하다. 아직 조경이 완성되지 않아 안도 건축의 특징인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없었다. 한옥 담장 양쪽 벽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벽천이나 수변 공간 등은 올해 여름에나 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더 추워지기 전에 손님을 빨리 모시기 위해 개관을 서둘렀다”고 답변했다. 안도 측도 “여름 이후 정식으로 개관한 이후에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심영규 기자 | 사진 남궁선>

출처 : http://vmspace.com
본태박물관 : http://www.bontemuse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