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깎으면 떠오르는 생각

by 보심 · 2020. 3. 15.

사과를 깎으면 큰어머니가 생각난다. 명절날 식사를 마치고 큰아버지들이 하나둘 어디론가 사라지면 큰어머니는 설거지를 마치고 마룻바닥에 앉아 사과를 깎아주셨다. 사과를 먹을 것인지 묻지 않고 그저 깎아서 건네 주셨다. 큰어머니는 사과를  깎았다. 껍질을 아주 얇게 깎기도 했지만 깎고난 사과의 모양이 나무를 조각한 것처럼 예뻤다. 나는 큰어머니의 곁에서 끊기지 않고 깎여나가는 사과 껍질을 지켜보는 게 좋았다.

 

스무 살이 되었던 해였나,  명절날 내가 사과를 깎아보겠노라고 과도를 집어 들었다. 큰어머니는 사과를  깎지 못하는 나에게 사과를 깎는 방법을 가르치려하지 않으셨다. 어떻게 하면  깎을  있는지 내가 묻자 그제서야 엄지를 최대한 멀리 짚으라는 마디만 하셨다. 그렇게 하니 신기하게 사과가  깎였다. 할머니는 내가 깎은 사과를 탐탁히 여기지 않으셨다.  깎아서가 아니라 막내 손주인 내가 깎았기 때문이었다.

 

사과 깎이를 배운지 십 년이 지난 요즘도 종종 사과를 깎는다. 준비물은 사과 하나, 접시 하나, 과도 하나. 나는 사과를 깎으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깨끗한 접시에 담아 먹지 않는다. 큰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접시 하나에 사과의 껍질을 온전히 벗겨낸  조각  과도 끝으로 포크처럼 사과를 찔러 입으로 베어 먹는다. 사과를  해치우고난 , 진득해진 손을 비누로 씻으며 할머니집 마룻바닥에서 사과를 깎던 큰어머니의 기억도 함께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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