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의 미래 2003 / 향후 무인양품 브랜드의 청사진을 그린 기념비적 전시회

2017. 12. 1.

편집자 노트: 무인양품 브랜드는 1980년 40개의 단출한 제품군으로 시작했다. 2017년 현재는 생활 용품은 물론, 가구, 부동산, 주택 신축 및 아파트 개보수, 호텔 등에 이르기까지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포괄하는 다양한 제품과 세비스를 기획, 판매하고 있다. 무인양품 브랜드의 역사에서 제품에서 공간, 서비스로 상품이 전향한 큰 전환점이자, 향후 브랜드의 청사진이 되어준 2003년 '무인양품의 미래' 전시를 되짚어 본다. 잘못된 번역 또는 정보가 있다면 제보를 받고 고치도록 하겠다. 원본 글


무인양품의 미래 無印良品の未來

2003년 9월 13일 ~ 11월 8일 


카즈야 가와치 河内一泰(구글 번역 후 편집)

사진 Nacasa & Partners Inc., Nippon Design Center Hara Design Institute

참고 사이트 토토 갤러리·間, 슈퍼포테이토


무인양품의 미래 (사진: Nacasa & Partners Inc)


무인양품 브랜드는 생활의 기본과 보편성을 화두로 계속 걸어왔습니다. 일본 생활의 뿌리가 된 미의식인 '소박함'이라는 브랜드 콘셉트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2003년 무인양품은 일본 생활의 미의식을 세계의 문화와 함께 발전시켜 나가려 합니다. 무인양품은 세계의 뛰어난 디자이너들이 내놓는 개성의 결과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발견된 보편성에서 찾은 디자인을 생각합니다. 이 전시회는 무인양품의 본질을 확인함과 동시에 새로운 비전을 제안합니다.


한편, 무인양품은 5,000여 개에 이르는 제품의 연장선에 주거 공간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바닥, 벽, 수납, 주방, 가구, 조명, 건축 자재, 생활 잡화, 의류, 식품 등을 하나하나 음미하고 편집 해 나간 행보에서 저절로 '주거의 형태'가 드러났습니다. 무인 양품 제안하는 주거공간을 전시회에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무인양품의 미래 (사진: Nacasa & Partners Inc)


무인양품의 미래 (사진: Nacasa & Partners Inc)


무인양품의 미래 (사진: Nacasa & Partners Inc)


무인양품의 미래 (사진: Nacasa & Partners Inc)



전시 보고서


무인양품은 1980 년에 탄생했다. 당시 일본은 경제적 호황기였다. 생활잡화·의류 등 40 개 품목에서 시작된 상품군은 2003년 현재 5,000여 개 품목을 넘어 대중의 생활에 깊이 스몄다. 올 봄에는 무인양품 브랜드가 밀라노에 처음 출전하여 해외의 디자인 관계자와 기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세계의 디자이너와 협업하고 MUJI + INFILL 건축 프로젝트 등 새로운 시도를 펼치고 있다. 이제 무인양품은 세계에 공유되는 개념으로 퍼지고 있다. 건축 디자인의 흐름 속에서도 무인양품의 개념이 이토록 자연스러운 것인지,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전시회에 발길을 옮겼다.


회장에 들어가면 첫 번째 공간에 생활잡화 가전 식품 의류 등 다양한 제품들이 흩어져 있다. 전시 책자에 각 제품의 간단한 설명이 적혀있다. 그다음 공간에는 MUJI + INFILL 주거 공간 프로젝트의 모형이 줄지어있다. 전시장 가장 안쪽에는 마치 주택 모델하우스처럼 거실, 식당, 주방 공간 안에 욕조, 조리대, 식기에 이르기까지 주거 관련 상품이 연출되어 있었다. '이렇게까지 무인양품에 둘러싸인 생활 공간은  좀처럼 없는데'라고 생각하면서, 회장 분위기에 흠뻑 빠져 거실 소파에 걸터앉았다.


생활은 물건에 의해 충족된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생활은 다양해지고 그에 비례하여 물건도 늘어난다. 그러나 본래 일본인은 양이 아닌, 정신에 의해 물건과 생활을 풍부하게 가꾸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기모노와 다다미, 도기 등 간단한 형태 속에 다양성을 내포하고, 교토 료안지의 바위 정원에서 무한히 확산하는 무의 공간을 담는다. 이것은 일본인이 공유하는 가치관이며, 재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무인양품의 디자인은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디자인은 물건이 지닌 기능 외에 모양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인다. 소재는 즉물적이고 형태는 잠정적인 모습이다. 그런 불완전 함이 오히려 정신의 보완을 필요로하는 여백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의미에서 무인양품의 상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행위는 물욕 만에서 오는 것은 아닌지도 모른다. 과도한 디자인과 물질 사회에 채워지지 않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정신적 욕구 또는 물욕에 지배된 생활 속에 여백을 되찾기 위한 처방전으로 무인양품을 사용하는지도 모른다.


무인양품의 집이 품고 있는 철학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MUJI + INFILL 전시에서 각 건축가의 제안에는 여백이 도드라진다. 건축과 제품 디자인이 다소 물질적이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건에 의해 부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정신에 의해 부자가 될 것인가? 한쪽에서만 머물 수 없는 소비자는 양자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밀라노 가구박람회 (사진: Hara Design Institute)


밀라노 가구박람회 (사진: Hara Design Institute)


밀라노 가구박람회 (사진: Hara Design Institute)


밀라노 가구박람회 (사진: Hara Design Institute)


밀라노 가구박람회 (사진: Hara Design Institute)


심포지엄 리포트


무인양품의 위치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은 현재 무인양품의 핵심 3명의 디자이너에 의해 이루어졌다. 창업 당시부터 공간 디자인을 총괄하는 스기모토 타카시, 제품 디자인을 담당하는 후카자와 나오토,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하라 켄야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무인양품의 상품 개발을 제안하는 World MUJI 프로젝트 전개와 밀라노 가구박람회 전시 등, 브랜드가 최근 큰 전환기를 맞이 가운데 이번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무인양품의 현재 위치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무인양품의 미래에 대한 윤곽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오야마 1호점초기 제품들


스기모토 타카시는 "무인양품의 목표가 아름다움은 아니"라고 말한다. 아오야마 1호점을 비롯해 무인 양품의 역사와 함께 공간 디자인을 전개해 온 수많은 점포의 모습은 간소하면서도 다소 거친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다. 단단한 나무를 이용해 필요 이상으로 두꺼운 선반을 만들거나, 폐 자재를 활용하는 등 '간소함'을 내세운 무인양품의 개념과 모순된 재료가 굳이 더해진다.


'깨진 건조 표고버섯'이나 '부러진 우동' 등 대중의 상식을 뒤집는 제품을 중심으로 한 40개 품목으로 시작된 무 양품은 당시 소비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스기모토 씨는 제품으로 모양을 이루는 이전의 물건이 지닌 본질에서 무인양품의 정신을 발견하고 공간에 그 가치를 실현해 온 것이 아닐까.


후카자와 나오토는 자신의 디자인 철학이기도 한 '무의식의 디자인'에 대해 말했다. 현관 바닥 타일 줄눈에 우산을 세워두는 사례를 들며, 우리의 생활 속에서 물건을 자각하고 사용하는 장면은 극히 일부라며, 무의식 속에 녹아드는 디자인을 설명했다. 그 거대한 무의식 부분에 물건과 사람 간의 새로운 관계를 발견해가는 것에서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느낀다고 한다.


지평선 광고 캠페인


하라 켄야는 무인양품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미지(未知) 화, 즉 브랜드를 숨길 것을 제시했다. 이미 대중의 생활 속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무인양품를 미지 화하는 것은 더 깊은 이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갤러리에 전시되어있는 그 유명한 무인양품의 지평선 포스터에는 카피가 전혀없고, '무인양품'이라는 네 글자만 곁들여져 있다. 합리성, 심플, 낮은 가격, 자연, 자원절약 등 다양하게 형용되고 있지만 말이다. 아무것도 없지만 모두가있는 풍경이라는 '빈 그릇'을 통해 세계의 소비자와 소통한다. 이러한 유연한 관계 속에서 브랜드의 질을 높여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스기모토 타카시는 프랑스 니스에 있는 네그레스코 호텔의 아름다운 장식이 벗겨진 틈으로 드러난 억센 건물의 기초를 보고 깊이 감명받았던 감상을 전하며, 우리는 "문화의 표면 밖에 보지 않는 것은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산업화와 정보화는 디자인을 엄청난 속도로 사회에 침투시켰다. 디자인은 원형이 가졌던 배경에 관계없이 모습이 복제되고 기호에 따라 가치를 가졌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현대인은 이러한 거대한 표면에 둘러싸여 생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판매를 위해 아름답게 연출된 디자인, 브랜드가 고객에게 전하는 일방적인 광고. 무인양품은 고도 자본주의 경제 속에서 기호의 표층을 갖지 않는다. 그것을 통해 무인양품은 '디자인의 원형(독창성)이란 무엇인가?'라는 것을 소비자에게 묻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