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 여행 / 비 내리는 타이베이에서 잘 먹었습니다

2017. 9. 4.

왜 타이베이였는지 모르겠다. 타이베이 온천 호텔에 대해 글을 쓰게 되어서 대만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위키백과를 찾아보았던 게 흥미를 끈 것 같았다.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친구들과 함께 맛집 투어를 하면 좋겠다, 싶었다.


비내리는 타이베이


비행기 표와 호텔을 예약하고 틈틈이 타이베이 여행을 찾아보았지만 딱히 가고 싶은 여행지가 없었다. 간혹 가고 싶은 곳은 하루를 온전히 써야 해서 2박 3일 일정이 부담스러웠다. 친구들도 딱히 먼 곳으로 돌아다니고 싶지 않은 눈치라서 시내 맛집만 열심히 찾았다.


타이베이 도심(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중산과 동먼 일대)에서 친구들과 잘 먹은 식당 위주로 감상을 남긴다.


글로리아 레지던스 외관

글로리아 레지던스 객실

글로리아 레지던스 베드룸


타이베이에 있는 2박 3일 내내 비가 내려서 그리 덥지는 않았지만 여행하기 그리 좋지도 않았다. 중산에 있는 글로리아 레지던스 호텔에 머물렀는데, 레지던스 호텔답게 생활에 필요한 갖가지 시설을 갖춘 곳이다. 주방과 세탁기가 있는 게 마음에 들었지만 여행 일정이 짧아서 정작 유용하게 사용하진 않았다. 늦은 밤에 체크인한 친구를 위해 라면을 끓인 정도다.


중산역 인근 풍경

더 오쿠라 프레스티지 호텔


처음 찾은 식당은 중산역에 있는 가오지 분점. 딘타이펑과 함께 상하이 요리를 선보이는 대표적인 음식점이라 한다. 서울에서 함께 온 친구와 2인 B 세트 메뉴를 주문했다. 대구에서 출발하는 다른 친구 3명은 밤 늦게 도착한다. 2인 B 세트 메뉴는 절은 노른자를 곁들인 두부 튀김, 오리지날 샤오롱 바오 10입, 동파육과 중화 만두피, 게 알 쌰오마이 이렇게 네 가지로 구성됐다. 하나하나를 입에 넣을 때마다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맛있었는데 향 자체가 나와 맞지 않았는지 간밤에 속이 울렁거려 고생했다.


가오지 중산점

가오지 중산점 외관


호텔 조식을 먹고 걸어서 중산 카페 거리로 가서 타이베이 현지 직원이 추천해준 카페 멜란지로 갔다. 타이베이는 골목골목 오래된 타일 건물과 함께 녹음이 우거진 풍경이 아름답다. 이곳에 망고 와플이 맛있다던데 나와 같은 테이블에서 먹은 R이 망고를 싫어한다고 해서 바나나 와플을 주문했고, 홍차에 크림을 얹은 음료를 마셨다. 한적한 토요일 오전 브런치를 먹으러 온 현지인들이 거니는 골목이 여유로워 보였다.


흐린 주말 아침 중산역 인근

중산 골목길

한적한 중산 카페 거리

멜란지 카페

바나나 와플과 크림을 얹은 홍차

아메리카노와 비엔나커피

멜란지 카페가 있는 거리

나무가 많은 중산 주요 도로 풍경


칼로리를 든든히 채우고 화산 1914 창의문화원구를 향해 남쪽으로 걸었다. 함께 여행한 친구 한 명이 공예 일을 하고 있어서 여행 일정에 넣은 곳이다. 오래된 건물에 작은 공방과 소소한 장신구들이 모여 있다고 들었는데, 기대보단 볼거리가 많지 않았다. 화산 1914 창의문화원구 일대 풍경 자체가 워낙 좋아서 산책하기 좋았다.


타이베이 아티스트 빌리지

타이베이 아티스트 빌리지 골목

타이베이 아티스트 빌리지 가죽 공방

화산 1914 창의문화원구

화산 1914 창의문화원구

앨리캣츠피자

앨리캣츠피자의 피자와

타이완 비어 5병

화산 1914 창의문화원구 골목길

화산 1914 창의문화원구 작은 광장

화산 1914 창의문화원구 풍경

화산 1914 창의문화원구 풍경


앨리캣츠피자에서 피자와 타이완 비어를 먹고 마시며 잠시 쉬었다. 피자를 해치우고 동먼을 향해, 또 남쪽으로 걸었다. 여행전 타이베이 맛집을 조사했을 때 동먼 쪽에 몰려 있었고, 동먼 아래에 스따 야시장이 있어서 그곳까지 곧장 내려가 이날 일정을 불태울 작정이었다. 중산 골목과 마찬가지로 화산 1914 창의문화원구에서 동먼으로 향하는 골목 역시 예뻤다. 주거 단지라서 골목에 사람이 많지 않았고 골목 곳곳에서 대만 사람들의 생활상이 느껴져서 좋았다.


고기가 질길 것 같은 비프집 이름

동먼 가는 길 린이 거리 풍경

동먼 골목길


동먼 우육면 맛집, 융캉뉴러우멘을 찾았는데 식사하기 어정쩡한 시간에도 대기 줄이 길었다. 잠깐 줄을 섰다가, 안쪽에 찾아둔 음식점이 더 있어서 더 들어가 보기로 했다. 골목마다 줄을 길게 선 사람들이 많았다. 딘타이펑 본점과 가오지도 동먼 이곳에 있었다. 관광객이 많은 유명 음식점보다 좀 더 지역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잠시 망고 빙수를 파는 빙숫집을 찾아가 숨을 돌렸다.


동먼 망고 빙숫집

동먼 베트남 음식점

동먼 킹망고

동먼 킹망고 망고빙수와 모둠빙수


목적지로 찾아간 대만식당 제임스 키친은 오후 5시에 문을 열었다. 5시까지 1시간이 조금 넘게 남아서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우연히 발견한 식당이 운치 있어서 그곳에서 간단히 이것저것을 먹었다. 말이 전혀 통하지 않아서 맛있는 음식 세 가지를 주문했더니 정말 괜찮은 음식 세 가지를 주셨다. 한국으로 치자면 학교 앞 분식집 정도의 느낌이었다. 맛도 괜찮았지만 가격이 터무니없이 싸서 세 개만 주문한 게 아쉬울 정도였다.


동먼 골목길 공원 옆 이발소

동먼 골목길

동먼 품ㅁ식행? 문방구

동먼 문방구 내부

동먼 공원 옆 식당 雙連花枝羹

공원에서 본 雙連花枝羹

雙連花枝羹 내부는 학교 앞 분식집 느낌


수공예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가 있어서 그곳에서 각자 기념품 쇼핑을 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5시가 되어서 다시 제임스 키친으로 갔다. 제임스 키친이라는 가게 이름이 무색하게 영어가 통하지 않았고, 영어 메뉴판을 보고 메뉴 네 가지를 주문을 했다.  타이베이의 가정식 같은 느낌이 좋았고 그중 생선 요리를 유난히 맛있게 먹었다.


동먼 수공예 공방 거리

동먼 골목길 풍경

대만식당 제임스 키친


이 외에 타이베이 101빌딩에서 야경도 보고 마사지도 받았다 (생략). 마지막 날은 또 비행 일정이 제각각이어서 중산역 푸드코트에서 우육면으로 해장을 하고 뿔뿔이 흩어졌다.


멀리 있어서 자주 못 보는 오랜 친구들과 오랜만에 타지에서 만나 큰 일정에 구애 받지 않고 발길 닿는 곳에서 맛있는 걸 먹고 장난 치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다. 타이베이 사람들이 친절하고, 한국에 비해 물가가 저렴하고, 도시가 깨끗해서 기분 좋은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