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젠틀키친 / 할아부지 파스타, 퍼플문, 갓새우 #2016년 #최후의_만찬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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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에서 지난해 마지막 식사를 했다. 새해가 다가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단지 하루에서 다른 하루로 넘어가는 것뿐인데도 작은 것 하나하나에 마지막과 처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된다. 지난해 마지막 해넘이를 보며 감상에 젖고 새해 첫 해돋이를 보며 소원을 비는 것처럼.


연남동 골목길 젠틀키친 입구


연남동 생활을 다음 주에 정리한다. 지난해 마지막 식사를 곧 떠날 연남동에서 반가운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젠틀키친은 지하철을 오가는 길에 간간히 보며 기회가 되면 꼭 와보고 싶었던 곳이다. 오픈 키친에 'ㄷ' 자 모양으로 손님이 둘러앉고 요리사 한 명이 음식을 내어주는 풍경이 좋았다. 주소는 서울 마포구 동교로38길 27


연남동 젠틀키친 내부


요리사가 한 명이고 좌석 수가 적은 만큼 대기는 필수다. 저녁 다섯 시 삼십 분쯤 대기 예약을 하고(전화 예약은 안 된다) 집에서 연락을 기다렸다. 우리 팀 앞에 두 팀이 있었는데 두 시간 가까이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일곱 시 십오 분쯤 연락이 왔다.


재빠른요리사의 손놀림

연남동 젠틀키친 할아부지 파스타


메뉴는 식사와 함께 간단한 안주 거리가 있었다. 세 명이서 오일 베이스의 매콤한 할아부지파스타와 새우에 갓김치를 곁들인 갓새우, 부채살을 마늘과 로즈마르로 향긋하게 볶은 퍼플문 찹스테이크 그리고 클라우드 맥주 세 잔을 주문했다. 요리사가 재료를 손질하고 파스타 면을 삶고 뜨거운 불에 고기를 익히는 활기찬 모습에 어색한 사이끼리 오더라도 자연스레 대화하기 좋을 것 같았다. 나와 친구는 전혀 어색하지 않지만. 가격은 요리와 마실 것을 다해 1인당 2만원 정도다.


퍼플문을 익히는 중


연남동 젠틀키친 퍼플문


할아부지 파스타라는 메뉴 이름이 독특해서 요리사에게 물었더니 바질과 숙성된 고추짱아찌로 토속적인 맛을 더한 오일 파스타라 소개했다. 소스 향이 입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이 있는 메뉴였다. 퍼플문 찹스테이크는 한 입 먹으니 맥주보다는 와인 글라스가 생각나는 부드러운 맛이었고 갓새우는 갓김치의 깔끔함과 새우의 식감이 잘 어우러져 맥주 안주로 좋았다.


연남동 젠틀키친 갓새우


요리사가 한 명이다 보니 메뉴는 시간 간격을 두고 하나씩 나왔다. 간단한 식사 후 가볍게 술 한잔까지, 모두 이곳에서 하기 좋더라. 아마도 이런 이유로 사람들도 금방 떠나지 않고 다른 요리와 술을 더 시키며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할 거다.


연남동 젠틀키친


마지막 식사를 기분 좋게 마쳐서 다가오는 새해에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잠들기 전에 새해 하루하루가 지난 밤처럼 신나고 행복할 순 없겠지만, 되도록 그런 날이 많길 빌었다. 부디 작년보다 맛있는 걸 더 많이 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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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담긴 의견 13

    • 연남동에 이런 곳이 있었나요... 되게 매력적이네요. 일본 드라마에 나올 것 같이 생기기도 했고요ㅎㅎㅎ
      연남동 매주 가는데, 이번 달에 한번 들러봐야겠습니다 :)

    • 생긴지 얼마 안 된 것같은데 예약하지 않으면 못 먹을 정도로 인기가 많더라구요. 워낙 소규모만 받긴 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요 ㅎㅎ 분위기 좋았어요! 안에 요리사가 살고 있는 걸로 보이는 방과 키우는 반려견도 있습니다 ㅎㅎ 놀라지 마시길!

    • 분위기 정말 좋아보이네요. 따듯한 연말 분위기가 물씬 느껴집니다.
      연남동은 한 번도 안가봤고 갈 일이 없겠지만 ㅜ 혹시나 가게 될 일이 있으면 들러봐야겠어요 ㅋㅋ

    • 연남동에 3년 가까이 살았지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은 손꼽더라구요 ㅎㅎ 혹시나 연남동에서 음식점을 찾고 계신다면 주저말고 물어주세요 :) 물론 이곳도 추천합니다!

    • 네 혹시 가게되면 이 집을 가볼께요 혹여나 여의치 않으면 꼭 여쭤보겠습니다^^

    • 이렇게 정성 들여서 나오는데 가격도 착한 편이고 꼭 가보고 싶네여 ㅎㅎ 좋은 곳 소개 감사합니다~보심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ㅎㅎ

    • 방문 감사합니다 공감공유님! ㅎㅎ 공감공유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ㅎㅎ 올 한해도 즐거운 블로깅 하자구요!

    • 정성이 느껴지는 음식이네요!!가고싶다가고싶다!ㅎㅎ
      보심님의 밤이 언제나 평화와 고요로 충만하길 기원합니당 :)

    • 아 감사합니다. 한국 잠시 오셨던 것 같기도 한데, 다시 독일로 가셨나요? 아니면 아예 오신 거? ㅎㅎ 새해 되고 방문이 뜸했네요. 새해엔 작년보다 더 행복한 하루하루로 채워가시길 바랄께요!

    • 연남동이 핫하다는 소리는 익히 들었는데....좋네요
      옛날 홍대 상수동 느낌...
      가보고싶네요 ㅠㅠ

    • 안녕하세요 친절한민수씨님 ㅎㅎ 제가 소위 말하는 "옛날 홍대"느낌을 겪어보지 못해서 아쉽네요 ㅎㅎ 시간이 흘러서 "옛날 연남동"느낌 이란 말을 어딘가를 두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ㅎ 이 분위기 그대로 자영업자분들이 다 자리 지키고 계셨음 하는 바람이 제 욕심일까요.. 방문 감사합니다! 새해복많이받으세요 :)

    • 연남동 가기 전에 이 글을 봤더라면 좋았을텐데요. 아쉽군요!
      오일을 붓고 치즈를 갈아올리는 순간을 포착하신 순간이 왠지 잡지 사진 같은 느낌입니다. :)
      새로운 보금자리 주변 식당과 카페도 많이 소개해주세요.
      BOSIM님 블로그에서는 흔치 않은 음식 사진이 반갑기도 하고,
      좀전에 저녁을 먹었는데도 사진을 보고 시장기가 돌아서 위기감이 느껴집니다. ㄷㄷㄷ

    • 안녕하세요 첼시님! 답장이 늦었어요 ㅎ
      새해는 잘 보내고 계시겠죠? ㅎㅎ 연남동에 오셨었나 보네요. 곧 연남동을 떠나는데 벌써 아쉽네요. 참 좋은 추억 많이 쌓았던 것 같아서 ㅎ 종종 들리면 되겠지만, 살면서 느끼는 것과 들려서 느끼는 거랑은 아마 다르겠죠. 아- 저도 갑자기 배가 고프네요 ㅠ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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