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소월로 릴리브 카페 / 심플하게 커피 한 잔

2016. 10. 9.

스타벅스커피보다 커피리브레를 선호하는 이유는 집과 더 가깝기 때문만이 아니다. 공정무역이나 커피의 맛, 매주 1회 진행하는 퍼블릭커핑 그리고 매장 특유의 분위기 때문만도 아니다. 또 다른 이유는 심플한 메뉴다.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라떼, 브루잉 커피라는 단촐한 메뉴, "네 이게 전부예요." 라는 당당함. 가격또한 모든 커피 메뉴 핫/콜드 일괄 4천원으로 심플하다.


미니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나로서 북적이는 사람만큼이나 복잡한 스타벅스의 메뉴는 생각만으로도 머리가 아프다. 주문하는 사람으로서도 주문을 받는 바리스타의 입장에서도 곤혹이다. 매출을 높이기 위해 시즌별로 메뉴를 개발하는 사람의 입장이나, 다양한 옵션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음료를  즐기는 사람의 입장도 있겠지만.


릴리브 카페가 있는 소월로 풍경


이태원 소월로 릴리브 카페


연남동 커피리브레 인테리어는 미니멀한 메뉴와 달리 맥시멀하다. 다섯 평쯤 되어 보이는 공간에는 한약방에 쓰이던 약재 함에 산지별 원두가 진열되어 한쪽 벽을 가득 채우고 4인용 테이블은 자개로 장식되었으며 사진과 액자가 곳곳에 내걸렸다.


이태원 소월로 릴리브 카페 1층


이태원 소월로 릴리브 카페 1층


이태원 소월로 릴리브 카페 상품 진열대


이태원 소월로 릴리브 카페 1층


얼마 전 이태원 경리단길에 문을 연 헤이 쇼룸을 구경갔다가 소월로에 있는 릴리브 커피를 찾았다. 여기도 커피리브레처럼 메뉴가 심플하다. 커피리브레와 달리 커피 메뉴에 플랫화이트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메뉴보다 더 심플하다. 텅 비었다고 해도 좋겠다. 커피를 내리고 주문을 받는 바는 커피 머신과 개수대가 마치 쇼룸에 전시된 것처럼 진열되었다. 꼭 필요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이태원 소월로 릴리브 카페 테라스 풍경. 용산동 주택과 멀리 여의도 63빌딩이 보인다.


이태원 소월로 릴리브 카페


이태원 소월로 릴리브 카페 플랫화이트


1층임에도 남산 중턱에 자리한 소월로에 있어서 서울이 내려다보인다. 2층이나 3층에 있었으면 전망이 더 좋았을 것 같다. 주문한 플랫화이트를 들고 지하로 내려갔다. 책을 읽기에 1층 음악 소리가 꽤 커서. 지하에는 전면 유리로 나뉜 로스팅 실이 있었다. 가장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어제 받은 민음사 문예지 [릿터] 2호를 읽었다. 분기별로 한 권씩 나오는데, 2권의 커버스토리는 '페미니즘'이다. 1권의 커버스토리가 청년 문제를 다룬 '뉴 노멀'이었는데, 국내의 동시대 이슈를 심도 있게 조명해서 좋다.


이태원 소월로 릴리브 카페 지하1층 로스팅


이태원 소월로 릴리브 카페 지하1층


이태원 소월로 릴리브 카페


이태원 소월로 릴리브 카페


커피를 한 모금씩 마시며 책장을 넘기다 보니 시간도 훌쩍 지났다. 커피양이 더 많았더라면 오래 머물며 책을 더 읽었을 텐데. 다음에 찾을 땐 날씨 좋은 날을 골라 읽고 싶은 소설책을 들고, 커피 두 잔을 한꺼번에 주문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