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 후지모토 건축 전시 Architecture Is Everywhere 리서치 / 시카고 건축 바이에니얼

2015. 10. 26.

"건축은 어디에나 있다. Arechitecture Is Everywhere." 조금 식상한 제목입니다만 전혀 식상하지 않은 건축가 소우 후지모토 Sou Fujimoto 의 건축전시가 2016년 1월 3일까지 시카고 건축 바이에니얼 Chicago Architecture Biennial 에서 열립니다. 건축은 정말 어디에나 있는 것일까요? 제가 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사회에서 피부로 느끼며 마주친 몇 가지 장면이 스쳤습니다.


시카고 건축 바이에니얼 소우 후지모토 'Architecture Is Everywhere' 전시 전경 ⓒTom Harris

장면#01 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며 수많은 모형을 만드는데 난 꽤 잘 만든다. 건담 조립하는 것이 취미이지만 그것보다 재밌다. 내가 설계한 도면을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들 것인지 까지 모든 오리지널리티가 내 머릿속에서 나온다. 문구점에서 파는 사람 모형은 건축 모형을 좀 더 건축물 답게 느껴지게 한다. 요즘은 졸업 작품 전시에 맞춰 모형에 파묻혀 지내는데 때 밥 먹을 시간이 없어 맥도날드를 주문한다. 한 입 베어 문 빅맥 앞에 사람모형을 두니 마치 빌딩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일종의 병일까.


장면#02 학교와 사회 문턱에서. 건축은 재미없다. 나처럼 전공하지 않았다면, 건축은 평생 운이 좋으면 한 번쯤 생각해 볼 주제이다. 마당이 있는 2층 집을 짓기 위해! 스페이스 매거진에서 학생기자로 활동하며 이러한 건축의 재미없음을 깨부수려는 몇몇 시도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건축 독립잡지 기획기사로 취재하는 '매거진 파노라마'와 'YES I AM A JUNIOR ARCHITECT'는 각각 건축을 좀 더 대중의 곁에 가깝게 두려는 시도다. 오픈하우스서울 행사는 대중의 눈에 맞추어 서울의 건축물을 소개하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건축은 정말 대중문화 속으로 녹아들 수 있을 것인가.


장면#03 사회에서. 너도나도 건축에 대해 한 마디씩 한다. 청계천, 서울 신청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건축에 정치적 관점이 끼었기 때문. 올해는 서울역 고가도로, 세종대로 옛 국세청 별관부지, 세운상가 등 국제 공모전을 치르며 건축반, 정치반의 관심을 이어나갔다. 건축이 우리의 삶 가까이 있다는 것을 사회 전체가 서서히 학습하는 분위기다. 어찌됐든 건축에 대해 활발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은 도시에 분명 좋은 일이다. 어느 부동산에 투자해야 할 것인지를 두고 다들 애써 머리를 굴리는 지는 몰라도 말이다.


Architecture Is Everywhere Detail ⓒTom Harris

Architecture Is Everywhere Detail ⓒTom Harris

Architecture Is Everywhere Detail ⓒTom Harris

"포테이토 칩과 같이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물건이 건축으로 변하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건축가에게 건축이란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 볼, 일반인에게는 건축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출발점입니다.. '건축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기회입니다." 소우 후지모토, 아크데일리 인터뷰 중 Sou Fujimoto intervew with Archdaily. www.archdaily.com


디진 Dezeen 에 따르면 소우후지모토아키텍츠는 일상품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마르셸 뒤샹의 'readymades' 작품과 일상의 우연이 만들어내는 소리의 가치를 생각해보게 한 존 케이지의 작업들을 언급하며 그 연장선에 이번 전시가 있음을 설명했다고 합니다. 발견하는 건축과 만드는 건축 사이의 경계에 대해 묻는 전시입니다. 우리는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매일 건축을 발견하고 영향을 받습니다. 그것에 눈을 뜨느냐 마느냐는 각자의 몫입니다. 건축과 도시는 그것을 소유한 사람의 것이 아닌 즐기는 사람의 것입니다. 소우 후지모토의 전시가 그 눈을 뜨게 하는 전환점이 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