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주기 회고전 국민화가 박수근 전시 리뷰 / DDP 이간수문전시장

2015. 4. 29.



2015년 대한민국. 정치, 경제, 사회 할 것없이 다 아픕니다. 경기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분배는 이루어지지 않으며 정치는 죽었습니다. 사회엔 약자에 대한 배려도 없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힘든 투병 생활 중입니다. 투병중인 환자에게 약도 필요하지만 따뜻한 위로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한민국에 위로가 될 전시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바로 교과서에 실린 작품으로 국민에게 친숙한 화가 박수근의 50주기를 맞는 회고전 <국민화가 박수근>입니다. 1914년에 태어나 1965년 돌아가시기까지 한국의 격변기를 살았던 서양화가 박수근은 당시 사람들의 가난한 일상을 그리며 희망을 이야기했습니다. '빨래터', '젖먹이는 아내', '시장',' 길가에서'와 같은 작품은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덤덤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나무와 두 여인', '귀가' 등과 같은 많은 작품에 드러난 앙상한 겨울 나무는 봄을 기다리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붓과 나이프를 사용한 독특한 질감과 간결한 선 그리고 회색조 화풍에서는 한민족의 소박한 정서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간 여덟 번의 전시가 있었지만 이번 전시처럼 초기부터 후기까지 대표작을 모았던 전시는 없었다고 합니다. 유화 45점과 수체화 5점 등 총 50점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의 작품을 전시합니다. 작품만 많은 것이 아닙니다. 박수근이 가정을 꾸리며 많은 영향을 받은 곳이 바로 DDP가 있는 창신동 일대입니다. 그래서 DDP에서의 전시가 더 의미있습니다. 이 전시와 함께 창신동 지역의 창의적인 문화를 알리는 연계전시 <창신길>도 함께 열립니다. 관련해서 창신동을 답사하는 프로그램과 워크숍 및 강연 등의 행사도 열리니 일정을 확인해서 참여하는 것도 좋을 것같습니다.


가난은 피했지만, 우리가 가야할 길은 멀어보입니다. 그의 작품이 여전히 가깝게 느껴지고 위로받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 아직도 가난해서가 아닐까요? 다 같이 그의 작품에서 위로받아 지치지 말고 희망을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창신동의 골목길을 콘셉트로한 전시장 풍경




길가에서


나무와 두 여인(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