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꼬르뷔지에와 로버트벤투리가 지은 '어머니의 집'으로 본 현대건축

2014. 11. 27.

 

 

르꼬르뷔지에와 로버트벤투리가 지은 '어머니의 집'으로 본 현대건축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 1887년 10월 6일 (스위스 출생) ~ 1965년 8월 27일
로버트벤투리(Robert Venturi) 1925년 6월 25일 (미국 출생) ~

 

"A house is a machine for living in"


어머니에게 집을 지어준 두 명의 로맨티스트 건축가를 통해 현대건축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한다. 르코르뷔지에는 ‘건축은 살기 위한 기계’라 말한 대표적인 모더니스트로 현대건축의 아버지라 불릴 만큼 현대 건축의 초석을 다진 건축가다. 필로티, 옥상정원, 자유로운 평면, 가로로 긴 창, 자유로운 파사드 등 다섯 가지 건축 5원칙과 모듈러 시스템을 세우기도 했으며 대표작으로는 빌라사보아, 인도 찬디가르 도시계획, 롱샹성당 등이 있다. 다섯 가지 건축 5원칙을 잘 표현해낸 작품이 스위스 레만 호숫가의 ‘어머니의 집’이다. 한국에는 ‘작은 집’으로도 알려졌다. 장식을 배제한 상자 형태로 가로로 긴 창, 내부를 순회하는 자유로운 동선배치, 옥상정원이 있다.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콘크리트로 지은 보잘것없을 수 있으나 1923년 완공될 당시로 돌아가면 선구적이다.

 

 

르꼬르뷔지에 어머니의 집, 1923 ⓒECAL/Nicolas Genta

 

르꼬르뷔지에 어머니의 집, 1923 ⓒECAL/Nicolas Genta

 

 

 


"LESS IS BORE"

 

어머니의 집이 완공되었을 당시 르코르뷔지에의 나이는 37세로 건축가 치곤 젊었다. 37세의 나이에 어머니의 집을 지은 건축가가 또 있다. 바로 로버트 벤투리다. 그가 1964년 필라델피아에 지은 ‘어머니의 집’은 르코르뷔지에의 ‘어머니의 집’보다 더 널리 알려졌다.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의 첫 작품으로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시 미스반데어로에의 'Less is more' 구호 아래 세계적으로 장식없는 복제된 듯한 건축물이 만연했는데(새마을 운동 때 지은 콘크리트 주택과 아파트를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이에 대한 비판으로 유명한 ‘Less is bore'를 로버트 벤투리가 말한 것. 집이 완공된 2년 뒤 1966년에는 ‘건축의 복합성과 대립성 - Complexity and Contradiction in Architecture'이라는 모더니즘 건축을 비판하는 책을 냈다. 영향력 있는 건축교수 빈센트 스컬리(Vincent Scully)는 이 책을 두고 “아마도 르코르뷔지에의 ‘건축을 향하여 - Vers Une Architecture 1923’ 이래로 가장 중요한 책”이라고 평할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로 그가 포스트모더니즘을 이끈 것은 아니다. 한창 포스트모더니즘 흐름이 지배적이고 모더니즘이 완전히 죽었다는 분위기의 1970~80년대에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그는 나태하고 오만한 모더니스트들에게 규칙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었다.

 

 

로버트벤투리 어머니의 집, 1964 ⓒSteven Goldblatt

 

로버트벤투리 어머니의 집, 1964 ⓒSteven Goldblatt

 

로버트벤투리 어머니의 집, 1964 ⓒSteven Goldblatt

 

로버트벤투리 어머니의 집, 1964 ⓒSteven Goldblatt

 

로버트벤투리 어머니의 집, 1964 / Image from www.pinterest.com - Nancy Schiller's Interior Board

 

로버트벤투리 어머니의 집, 1964  Image from www.planphilly.com

 


 

실제로 벤투리의 ‘어머니의 집’은 불필요한 공간(2층의 상징적인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계단, 계단 폭의 불필요한 조정, 구조와 상관없는 불필요한 사선 형태로 2층 공간의 협소함, 너무 큰 화로 등-)이나 장식이 있지만 모더니즘의 범위를 넘어선 듯 보이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말끔하며 기하학 조형미를 음미한 듯 장난스럽다.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2층 계단에 대해서는 “이 계단은 단지 유희적인 것에 불과하지만, 여기에 올라 페인트를 칠한다거나 높은 곳에 있는 창문을 닦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유용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모더니스트를 조롱하며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를 개척한 것이 아니니 그를 진화된 모더니스트로 봐야겠다. 어쨌든 요즘 포스트모더니즘, 모더니즘을 이야기하면 20세기 사람같이 느껴진다. 최근 이슈를 몰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건축가를 포스트모더니즘 건축가가 아닌 해체주의 건축가로 소개하는 것도 해체주의가 모더니즘에 반대가 아닌 하나의 이어진 흐름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36세에 어머니의 집을 짓는 로맨티스트 건축가가 한 분 더 있어야 건축이 한 단계 더 성숙하려나 싶다.

 

참조 : 바이디자인(데얀서직 지음, 2014, 홍시), 내마음의건축上(나카무라요시후미 지음, 2011, 다빈치), 위키피디아 / FACADE IMAGE : ⓒECAL/Nicolas Genta, ⓒSteven Goldbla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