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매거진 2014년 9월호 리뷰

2014. 9. 30.

2008년 실내환경디자인과로 입학하고 한 학기 후 곧장 군입대, 사지방에서 학업에대한 목마름으로 건축 서적을 이리저리 찾다 발견한게 월간 SPACE였다. 그 후 아버지께 부탁해 택배로, 휴가 때마다 사 보며 건축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리고 2013년, 1년간 공간사옥에서의 꿈같던 공간학생기자 활동을 했다. 그 경험을 발판삼아 인테리어 잡지사에 입사해 글을 쓰고있다. SPACE란 매체가 내 삶에 대학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졸업 후 건축 설계에 대한 꿈과는 한 발 떨어지게 됐지만 지난 7년간 건축을 공부하며─물론 지금도 공부하며─꿈이 있다면 건축문화를 대중문화 저변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모여 살아가는 도시가 더 아름다워지고, 모두 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학생기자하며 알게된 ≪매거진파노라마≫ 이창원씨라던가 ≪YES, I AM A JUNIOR ARCHITECT≫의 황주현 주니어 아케틱처도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매번 'SPACE를 읽을 때마다 건축의 품위를 지키며 대중에게 좀 더 다가갔는가'를 속으로 재는 것도 이때문이다. 조금 늦은 리뷰지만 약속했던 SPACE 리뷰를 이어간다.

 

SPACE 매거진 2014년 9월호 리뷰

 

9월호 특집기사는 '디지털로 짓는 건축의 미래: 3D 프린팅과 로보틱스'. 건축 관련 학과를 졸업한 나에게도 '기술'은 언제나 딱딱하고 어려운 주제다. 특집기사는 뒤로하고 앞에서 부터 천천히 읽었다.

 

건축가가 작업한 부티크호텔, 앞으로의 건축가의 역할은?

 

리포트 꼭지가 흥미롭다. '건축가가 만드는 새로운 여행', '부티크 호텔과 학생자치모임의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미래'라는 두 개의 리포트가 실렸다. 매거진B와 페이퍼B에서도 호텔을 다뤘는데 그 연장선 상에서 더 심도있게 부티크 호텔을 이해할 수 있었다. 호텔과 모텔 그리고 부티크 호텔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고 국내에서 부티크 호텔이 생겨나기 까지의 과정을 짧게 정리했다. 1999년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이후 여인숙, 모텔, 호텔의 구분이 모호해져 난립했고 최근엔 도심형민박법이 개정되 부티크 호텔과 같이 작고 독특한 호텔이 활발히 공급됐다. '디자이너스 호텔 종로'와 '퓨어크리스탈'(임승모), '호텔소설'(윤근주, 황정환─일구구공도시건축사무소),  '바쓰텔'(김종호) 등 건축가가 작업한 부티크호텔에 집중했다. 단순히 호텔만 조명하지 않았다. 젊은 건축가들이 큰 프로젝트 대신 부티크호텔과 같이 인테리어로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성 건축가들도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관점을 넓히며 이 시대의 건축가는 건축설계는 물론 기획·컨설팅·운영전략·인테리어·비즈니스 전략까지 요구된다고 꼬집었다.

 

미래 건축의 건강한 씨앗, 학생자치모임

 

'학생 자치모임의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미래' 11기 공간학생기자가 직접 작성해 의미있다. 학생의 관점으로 들여다 봤으니 좀 더 생생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었다. 최근 SNS 확대로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더 쉽게 건축관련 학생들이 모일 수 있게 됐다. UAUS, A to A, Architen, INTERNOS 등의 학생자치회를 소개했다. 학생 스스로 모였듯 예산의 어려움이 가장 컸다. 그러면서도 모임을 외부에 의존하면 자생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꼬집었다. 특히 서울지역 건축과 연합회인 UAUS는 전시 규모를 키우고 대중성을 쫓기 시작한만큼 학생자치회의 의미와 지향점을 되짚을 때라는 것에 공감했다. 스스로 열정을 갖고 모인 만큼 열정이 식으면 쉽게 와해되는 특성의 학생 자치모임은 역사를 기록하고 축적하며 운영 노하우를 공유해 자생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앞으로 SPACE를 통해 학생자치모임에 응원하는 마음으로 관심갖고 함께 지켜봐야 겠다.

 

다소 먼 얘기, 어려운 건축기술 이야기

 

특집기사는 건축기술인 로보틱스를 집중 조명했다. 제작방식 변화에 따른 건축의 생산과 유통, 소비구조변화와 건축가의 역할전환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구 선진국 위주로 연구되고 있는 로보틱스 기술은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만큼 생소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에 비해 현실적 제약에 묶인 국내 현실도 다뤘다. 건축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건축을 생각하는 방식도 변한다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앞으로 건축가는 건축에 기여하는 많은 분야를 의미있게 결합하는 시스템에 기반을 둘 것이다.

 

건축 리뷰를 읽는 즐거움

 

프로젝트 꼭지에는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대수선 및 중축공사(이손 건축사사무소)'와 '대청동 협소주택 5*17(제이엠와이 아키텍츠-윤재민)'이 소개됐다. '대청동 협소주택 5*17'의 우신구(부산대학교 교수), 황정환(일구구공 도시건축사무소 대표)의 리뷰가 깨알같이 좋았다. 우신구는 역이주(逆移住)의 주거형태로서 도시 주거의 새로운 전형이거나 쇠퇴라고 평했고 황정환은 각 층마다 기능이 수직의 복합공간을 계단을 통한 동선배치가 탁월했다고 평했다. 문화의 최전선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부산에서 작업을 하는 건축가 윤재민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도 풀어서 건축물과 건축가를 함께 알게된 즐거운 기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