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샘 ≪넨도 디자인 이야기≫ 리뷰

2014. 8. 18.

 


미디어샘 ≪넨도 디자인 이야기≫ 리뷰

 

대부분 디자이너는 더 완벽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위해 오늘도 머리를 쥐어짜낸다.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연 250개가 넘는 프로젝트로 승승장구하는 디자인회사 ‘넨도’는 다르다. 하나의 완벽한 아이디어가 아닌 70점짜리 아이디어를 많이 내놓고 고객과 함께 100점짜리로 만들어 나간다. 완벽 대신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속도다. 아이디어를 오래 생각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은 넨도의 창업자 사토 오오키의 디자인 발상법을 ‘한발 물러선다’, ‘위화감을 만든다’, ‘보이고 싶은 것을 숨긴다’ 등 10가지로 정리하고 ‘클라이언트와 함께 키워간다’ 등 넨도 경영법을 4가지로 요약했다. 책으로 커피를 주문하는 체험형 스타벅스 컨셉매장,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감성을 결합한 USB, 1800켤레의 신발 오브제를 벽에 설치한 캠퍼 뉴욕 매장 등 넨도 특유의 발상이 만들어낸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다.

 

넨도 디자인 이야기
미디어샘 | 사토 오오키·가와카미 노리코 지음

 

특히 '보이고 싶은 것을 숨긴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오오키는 “모두가 큰 소리로 말할 때 한 명만 작은 소리로 말하면 그 소리가 궁금해 사람들은 귀 기울인다.”고 말한다. 롯데 껌 ‘아쿠오’ 패키지에 롯데 로고를 숨겨 전례 없는 주간 매출을 기록한 것과 코카콜라를 상징하는 실루엣 없이, 색상과 돌기만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한껏 높인 ‘코카콜라 보틀 웨어’프로젝트는 그의 발상을 잘 뒷받침한다.

 

디자인 브래인스토밍 단계에서도 이와 같은 태도다.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노력할수록 도망간다는 것. 다소 엉뚱하지만, 한 발 물러선 시야로 일상의 미세한 차이를 느끼고 이를 창조적인 디자인으로 발전할 여지를 넓힐 수 있다. 서점과 카페를 접목시킨 ‘스타벅스 에스프레소 여행’프로젝트는 스타벅스 콘셉트 매장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손님은 서가에 꽂힌 커피소개 책중 자신과 맞는 한 권을 찾아 커피와 바꿀 수 있다. 책 커버를 오리면 텀블러로도 사용 가능하다. 사람들은 이 독특한 체험을 위해 3시간씩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았고 3주간 무려 2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일본 전체 스타벅스 매출은 10% 올랐다. 대단하지는 않지만 사용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모든 사진 (c) nendo.jp/en

책을 읽으며 감동적이었던 프로젝트를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