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조마리 디자인전 리뷰

2014. 6. 22.



엔조마리 디자인전 리뷰


DDP에서 진행된 엔조마리 디자인전을 관람했다. 평소에 가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당장 이번 주에 전시가 종료된다는 소식을 듣고 후다닥 다녀왓다 ㅎㅎ 평일 오후에 찾아가 느긋하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엔조마리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중 한명. 이탈리아 디자이너들은 타 국의 디자이너에 비해 예술적인 면모가 강하고 장인정신의 피가 흐르는 것같다. 내가 좋아하는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 스칼파(Scarpa)역시 다른 건축가에 비해 예술적 감각이 남다르다. 포스트모더니즘을 말할 때 빼놓지 않는 멤피스 디자인도 이탈리아에서 탄생했는데 대량생산하는 모더니즘의 정신에 반대되는 그들만의 에너지가 분명 있나보다. 요즘은 많이 명성을 잃었지만 오랫동안 패션의 중심지였던 밀라노도 생각난다.


엔조마리는 디자인 저작권을 무료로 배포해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면 누구나 가구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전시장에는 디자인과 도면이 함께 전시됐다.



아우토프로제타지오 프로젝트가 인상적이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빨간색 대야를 고정시키는 것 ㅎㅎ 한국인 생활의 정취가 한껏 느껴진다.



정신이 깃든 디자인의 가치를 일깨우기 위해 진행된 프로젝트들도 전시됐다.



그리고 그의 디자인 철학을 육성으로 들을 수 있는 영상도 준비됐다.



전시는 2층으로 계속.







평등한 사회를 위한 평등한 물건을 디자인 철학으로 가졌던 그의 디자인은 용도에 충실하면서도 위트가 느껴져 가만히 보고있으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독창적이고 윤리적인 디자이너 엔조마리는 황금콤파스상을 수차례 수상했고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디자이너를 드러내지 않고 물건의 기능과 본질을 충실하게 드러내는 디자인. 그것이 엔조마리가 생각하는 디자인의 윤리성이 아닐까? 화려하고 공격적인 디자인도 미디어적 성격이 필요할 때에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만 생활에서의 쓰임은 아무래도 지속가능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