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02] 눈에 보이는 목표를 만들자.

2014. 1. 19.

눈에 보이는 목표를 만들자.


주인공의 목표는 처음엔 추상적이어도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반드시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목표를 눈에 보이게, 명백하게, 그리고 생동감 있게 만들자. 결백을 증명하기, 악당을 무찌르기, 미스터리를 풀기, 물건이나 지식을 얻기, 이벤트를 열기, 상을 받기 등의 목표를 설정할 때 이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에서 유래한 <맥거핀>이란 용어는, 극 초반에 주목받는 특정 목표이지만 영화 전체로 봤을 땐 큰 의미 없는 것으로 밝혀지는 속임수를 뜻한다. 

-영화학교에서 배운 101가지 중






어제 두번째 브랜딩 회의를 했다. 브랜딩은 관념적인 것이라 그것에 관해 열의넘치는 얘기가 오가면 진척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쉽게 결단 짓지 못한다. 말이라는 건 입에서 나와 상대방의 귀로 들어가지만 실제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다. 그래서 브랜딩 초기단계에서 기록은 매우 중요하다.


친구와 말다툼을 하다보면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어?"가 빠지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정확히 듣고있는 것 같지만 귀로 들어온 소리는 뇌를 통해 정보화 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문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 멋대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말을 잘못했던 것 같다가도 아닌것 같기도 하고, 사실 내가 어떻게 말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도 않는다. 단지 매우 주관적인 기억에 의존한 <느낌>만 남는다. 그것을 녹음이라도 해놓지 못한 것이 분통 터진다. 서로 한 발 양보하고 화해하는 수 밖에. 




브랜딩 과정에서, 특히 여러 사람이 모여 브랜딩하는 초기 브레인스토밍 단계의 경우에는 대화와 생각을 시각화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어제 회의에서는 브랜드 비전을 구체화 하고 산업구조와 경쟁브랜드 리서치를 통해 포지셔닝을 생각했다. 포스트잇에 자신의 생각을 적고 A4용지에 붙여 모으는 경험은 자신의 생각을 촉각이 있는 구체적인 것으로 사물화하고 팀원의 생각을 한 군데 모아서 보이지 않는 공감대를 시각화해 아이디어를 정리, 발전하는데 도움이 됐다.


각자가 <왜 비즈니스에 동참하게 되었는지?>, <최종적으로 꿈꾸는 비즈니스가 뭔지?>, <우리의 브랜드는 어땠으면 하는지?>, <브랜드 비전> 등을 적어보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들 나처럼 평소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있었는지 막상 적어보니 쉽지 않았다. 생각을 정리하고 팀의 전반적인 생각은 어떤지도 알게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더욱 좋았던 점은 각자가 꿈꾸는 비즈니스와 브랜드가 닮았다는 점이다.


포지셔닝은 산업구조를 3가지로 나누고 거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경쟁브랜드와 산업구조의 문제점을 조사한 것을 토대로 진행했다. 3가지 산업구조(SPA, OEM, 개별Brand 및 편집샵)에서 각각의 키워드를 도출해 X,Y 그래프 속에 타 브랜드의 위치를 파악해 봤다. 처음에는 브랜드 이미지가 아닌 실제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그래프를 작성하려는 오류를 범해 혼란스러웠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막연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타 브랜드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포지셔닝을 시켜나갔다. 우리의 브랜드가 마켓에서 어디에 위치해야 할지 전체적인 지도를 그릴 수 있었다.


브랜드 비전과 픽쳐, 포지셔닝이 차츰 진행되고 나면 좀 더 구체적인 브랜딩 과정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브랜드 네이밍과 C.I작업을 먼저 진행한 후 브랜드 슬로건, 이미지컬러, 배경색, 서체 등을 하나씩 정해나갈 계획이다


브랜딩을 진행하는 가운데 느낀 건데 너무 Step by Step에 몰두하다 보면 창의성이 결여될 수 있다는 공포가 몰려왔다. 뭔가 잘못된 것이 있으면 다시 원점으로, 브랜딩을 넘어서는 창의적인 <다름>의 가치가 있는 아이템, 아이디어, 마케팅, 디자인이 있다면 언제든지 원점으로 돌아가 재점검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