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 B (Paper B) 창간호 생수 리뷰

2013. 9. 29.



평소 매거진B 애독자로써 페이퍼B가 발간된다는 소식에 기뻤다. '로컬브랜드리포트'인 페이퍼B는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거대 브랜드와 함께 작은 시장에서 의미를 지닌 브랜드도 세상에 알려보고자.."(매거진B 공식 페이스북) 탄생했다는 착한 컨셉 때문이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매거진B와 달리 광고 있는 매거진이라는 점이다.  조수용 발행인은 "기사 편집권과 철저하게 분리된, 합리적인 광고를 담을 것"이라 했는데 최종 소비자는 그것이 의아할 수 밖에 없다.


그건 그렇고 공부하고 있는 대구에 페이퍼B 판매를 안한다.(페이퍼B는 강남, 서초, 송파, 목동, 여의도, 종로, 용산, 분당, 일산 등 수도권 지역 신문 독자들에게 배포된다. 이외 이태원, 신사동, 서교동, 청담동, 삼청동, 강남 등에서 만나볼 수 있고 전국?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그래서 서울에가는 길에 공수해 왔다.




구매가 5,500원. 서울 일대 신문 구독자에게 배포되는 이 35페이지 분량의 페이퍼를 구매하기엔 조금 껄끄러운 가격이다. 여느 JOH. 상품(매거진 B, 조앤코, 세컨드키친)을 사랑하고 구매해온 필자지만 합리적이라고 느끼는 가격보다 항상 높다. 항상 가격은 아쉬운 부분.. 컨텐츠가 알차고 기획이 까다롭고 편집이 우수하다는 점을 알기에 기꺼이 샀다.


포장지를 뜯었는데 페이퍼 제본을 안했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신문과 매거진의 강점을 모아 기획된 페이퍼라는 점이 떠올랐다. 말 그대로 종이의 질감과 한장 한장 낱장을 넘기는 것에서 신문의 감성이 느껴졌다. 




제본이 안됐으니 두고 오래 보려면, 컬렉션을 하려면 독자 스스로 제본해야 한다. 흔히 신문을 바인딩하는 것처럼. 페이퍼B 뒷면에 "이곳에 구멍을 뚫어 바인딩 하세요"가 있다. 한 부수 한 부수 컬렉션할 가치가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부분. 이런 것을 보면 정말 자신있게 상품을 내 놓았다는 느낌이 든다.





페이퍼 B를 대구 내려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차근차근 읽어봤다. 첫 인상은 '매거진B보다 명확하고 실속있으며 알맹이가 탄탄하구나!' 다루는 내용이 한층 더 세련되진 느낌. 발행인의 말처럼 페이퍼B만의 국내 비즈니스 지형도를 그려다간다는 느낌도 강했다. 생수가 판매되는 장소를 대표하는 3가지 브랜드를 꼽고 그것을 바탕으로 국내에 유통되는 생수의 지형도를 그려나갔다. 서른 다섯 페이지를 읽고 나면 '아, 시장에는 이렇게 다양한 생수 브랜드가 있고 각 브랜드 별로 내세우는 저마다의 가치가 있고 그 가치로는 무엇 무엇이 있구나!' 하고 머리속에 정리된다.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브랜드지만 몰랐던 사실을 알게되고 이면에 감춰진 부분을 알게되는 기쁨이 있다. 읽고나면 똑똑한 소비자가 됐다고 느끼는 경험은 페이퍼B의 가장 큰 산물이다.





하지만 의문이 드는 부분도 있다. 분명 광고 있는 매거진이라고 내세워 소개했는데, 합리적인 광고를 담아낼 것이라 말했는데 광고는 어디서 어떻게 이루어 진다는 말인가? 어디에도 광고를 찾아볼 수 없기에 소개된 3개의 브랜드가 광고로 선택된 것인가? 생각했지만 관계자가 그것은 아니라고 하더라. 그럼 소개된 제주삼다수, 이로수, 봉평샘물은 JOH.와 Like-Company의 관점으로 선정되는 것인데 그 선정 기준은 무엇인지 독자는 궁금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브랜드 생태계에 혼란을 줄 수 있지 않겠나? 하고 의구심까지 든다. 페이퍼B가 성장하면 할수록 그 문제는 더 부각될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이 점을 명확하게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분명 로컬 브랜드 매거진인데 로컬의 기준은 또 무엇인가? 분명 "자본의 힘으로 점차 획일화 되어가는 국내 비즈니스 환경에서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가 공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나는 처음 이 말을 듣고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에 맞선 그대로의 작은 지역브랜드를 떠올렸었다. 그런 부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거창한 선언에 비해 로컬을 다루는 깊이가 아깝다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고속버스와 페이퍼B


첫 호이니 만큼 앞으로 호가 더해가면서 다듬어지고 더 가치있는 내용을 담길 바란다. 시장에 건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페이퍼B가 되줬으면 한다. 국내에 이런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며 앞으로의 매거진B, 페이퍼B, 나아가 JOH.의 앞길을 관심있고 애정담아 지켜보겠다.


매거진B 리뷰 : 2013/09/06 - [review/design] - 브랜드 매거진 B (Magazine B) 리뷰 : 에이솝/하바이아나스/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