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Hyundaicard Design Library) 리뷰

2013. 9. 6.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Hyundaicard Design Library)에 다녀왔다. 지난 2월 문을 열었을 당시 카드회사에서 주목할 만한 공간을 디자인했다는 것에 놀랐고 꼭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현대카드를 소지하거나 현대카드가 있는 지인과 동반해야 입장할 수 있으므로 당시 카드가 없던 나는 방문을 미뤘다. 지난 달 현대카드 C를 발급 받고 이제야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찾았다.




현대카드 C 포인트형 체크카드. 우체국 계좌를 통해 현대카드 홈페이지에서 신청했다. 카드회사가 다양한 문화컨텐츠를 만들고 고객에게 혜택을 나눈다. 그 컨텐츠는 젊은 우리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것이라 현대카드에 대한 이미지는 타 카드에 비해 높다. 





입구에서 카드와 신분증으로 본인확인하는 절차를 마친다. 갤러리에서 짐을 맡기는 것처럼 이곳에서도 가방을 맡는다. 단순히 1층에 전시공간이기 때문인 것보단 2층 도서관을 더 쾌적하게 이용하도록 하기 위함이라 보인다.


1층 : 전시공간 / 2·3층 : 도서관


직접 경험해본 바로는 많은 사람이 찾았지만 다들 짐이 없어서 어수선하지 않다고 느꼈다. 개인적으로도 분실위험이 없으니 맘편히 책에 집중 할 수 있었다.


슬리퍼를 신고 입장하지 못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슬리퍼를 신으면 촐삭맞게시끄럽기도 할 뿐더러 보기에도 좋지않아 슬리퍼에 대한 규제를 개인적으로 환영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고객이 있을 수도 있는데.. 역시 현카는 까칠경영. 현카의 규제에 동의하는게 고객은 최소한의 예의 정도는 알아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


 


카드와 본인확인이 완료되면 신분증과 소지품을 맡기고 패스카드(PASS CARD)를 준다. 1층 전시를 둘러보고 2층 도서관으로 들어갈 때 카드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 그렇게 규모가 크지도, 서비스가 많지도 않은 도서관에 불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뭐 방문자가 많을 때는 관리가 안 될 수도 있으니 그러려니. 그런데 확실히 카드가 있으니 소속감? 같은 것이 들어 동작하나하나에 조심하게 됐다.





1층 작은 전시공간에서 <Design by Hyundai Card>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현대카드의 디자인 철학과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전시를 보고 느낀것이 현대카드의 혁신과 도전 대단하다는 것과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이것저것 많은 프로젝트를 소모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닌지? 



전시장을 지나 2층 도서관으로 오른다. 2층에 오르면 벽면에 층 안내가 되어있다. 예쁜 디자인이라고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았다. 사람이 오가는 길목에서 파악하기 위해 오랫동안 서 있을 수도 없는 노릇. 간단하게 평면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정도만 보고 들어갔다.





중정을 중심으로 공간이 구성되어 항상 밝다. 전통 한옥구조가 어디서든 보여 고풍적인 느낌을 준다. 이 공간이 '가오헌'이라는 전통 한옥 서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인테리어 디자인 곳곳에서 전통 한옥의 감각을 느낄 수 있었고 현대카드의 이미지와 조화롭게 섞여 있었다.




서가위치를 찾을 수 있는 iPad. 이동 불가인데 굳이 iPad로 해야할 이유가 있었나 싶다. 깔끔한 디스플레이어 정도면 됐을 것인데 굳이 iPad 인 것은 이해가 조금 안간다. 나름 유추해 보는 것은 '쿨해보이기 때문' 정도?





"'공간의 1mm' 한정된 공간에 또 하나의 공간을 삽입한 '집 속의 집', 몰입을 통한 진정한 사유의 공간 '기오헌' 전통의 서가를 스테인레스판으로 모던하게 재해석한 또 하나의 직관, 현대카드 디자인 맥락과 닮은 라이브러리 공간 곳곳에서 발견되는 금속의 단면,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또 하나의 '현대카드스러움'이다." / 현대카드디자인라이브러리


얇고 날카로운 금속은 직사각형의 가까운 예리한 현대카드의 이미지와 닮았다. 그 금속으로 만든 도서관 속 작은 집은 독서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특히 시팅에어리어(Sitting Area)가 인상적이다. 재료는 일본의 '다다미'의 정갈함이 느껴지고 넓게 제작된 부분은 '마루'처럼 느껴진다. 이 전통적 요소는 금속의 재질과 공존하며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있다.





3층은 두-세평 남짓한 서재와 테라스로 구성됐다. 테라스는 방문제한 중이어서 즐기지 못했다. 3층엔 사진관련 서적만 있다. 층 간 책을 들고 이동하지 못하는데 이 곳에서는 사진만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작은 공간에도 책을 읽는 공간은 '집 속의 집' 개념으로 구성됐다.


이 곳에 내가 디자인 도서관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었다. 휴먼스케일의 아늑함이 안정감과 몰입감을 이끌었다. 종로 일대와 남산타워가 보이는데 사진을 높이에서 찍어 나오지 않았다.





공간을 다 둘러보고 다시 2층으로 내려와 몇가지 책을 골라 2시간 가량 읽었다. 넓은 테이블시스템(단순히 테이블이라 부르기엔 인테리어, 조명과 일체되어 있다.)이 책읽기에 더 없이 좋았다. 온도, 채광량도, 사람들의 매너도 적당했다. 조금 분위기에 오버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기분좋게 책을 읽는 분위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런 높은 만족감을 이끄는 것을 보면 서비스디자인이 디테일하게 다듬어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곳곳에 책을 검색할 수 있는 iPad가 비치되어 있고 간단한 메모지와 필기구가 비치되어 있다. 메모지나 필기구가 소모되지 않도록 스탭이 끊임없이 관리하고 있다.


곳곳에 비치된 카트기에 책이 반납되면 빠르게 제 자리에 꽂아 뒀고 화장실 핸드 워셔나 화장지가 떨어졌는지 수시로 체크하는 모습도 보였다. 직원 교육이나 방문자의 복장규제, 책을 선정하고 분류하는 기준, 어떻게 책을 찾게하고 반납하게 하는지에 대한 것, 더 깊이는 방문자가 책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 등이 느껴졌다. 실제로 좋은 디자인 책을 고르는 '7가지 원칙'과 책을 분류하는 '14가지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있다.


일대에 약속이 있으면 약속시간보다 두어시간 일찍 와 여유롭게 공간과 독서를 즐기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현대카드의 고객이 된게 여러모로 좋고 앞으로 꾸준히 좋은 행보 이어가길 기대한다.


2013/02/27 - [category] - [스크랩] 현대카드 디자인도서관 - 빛, 여백, 그리고 공간을 말하다.

도서관 이용정보 : http://library.hyundaicar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