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환상의 경계를 탐구하다. 장준석 展 리뷰

2013. 8. 3.



ⓒ봉산문화회관 기억공작소-장준석 展


우리는 사회적 통념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대구 봉산문화회관 제4전시실에서 기획전시 중인 ‘기억공작소 장준석展 : Fantasiless’는 이 질문을 관객 스스로 물어 볼 기회를 제공한다.

다른 예술가가 꽃의 화려한 형태를 소재로 작업하는 것과 달리 장준석 작가는 ‘꽃’이라는 문자로 작업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관람객이 꽃이 가진 사회적 관념을 제거한 채 본질을 인식도록 돕는다. ‘환상’이란 뜻의 ‘Fantasy’와 ‘적음’을 뜻하는 ‘Less’를 합성한 ‘Fantasiless’를 주제로 환상이 제거된 상태를 ‘꽃’이라는 매개로 탐구한다. 이전의 작업과 달리 색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전시장 바닥에는 폐타이어를 소재로 꽃 글자를 패턴화한 작품이 설치돼있다. 관객은 그 위를 걸으며 반투명 종이에 숯으로 ‘꽃'이라고 쓴 작품을 마주한다. 폐기되고 불에 탄 재료로 제작된 작품을 통해 소멸과 죽음을 느끼고 대상의 본질을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

다른 벽에는 180×180㎝ 크기의 액자가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육면체의 검은 플라스틱 꽃 글자 수만 개가 한 점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고 있다. 문자 조형물을 1/150으로 축소하한 작품 ‘Landscape(sacle 1:150m)’는 꽃을 밟고 서 있는 관객에게 거대한 폐허의 공간을 느끼게 한다.

전시장 다른 한쪽에는 문자 패턴을 스테인리스로 제작한 작품과 작가가 문자 조각에 물을 주는 사진이 있다. 스테인리스는 적막한 배경과 관객을 비추며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꽃에 물을 주는 장면을 통해 새롭게 인식될 꽃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한편, 봉산문화회관은 2011년부터 ‘기억 공작소'라는 전시를 기획했다. 13번째로 초청된 장준석의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SPACE Magazine 심명보 학생기자

2013/06/20 - [d-note] - [리뷰기사 리서치] Fantasiless 장준석 작가노트
2013/06/20 - [daily] - 2013년 6월 20일 봉산문화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