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비사비 라이프 / 지금 여기서 시작하는 와비사비 라이프

‘미니멀 라이프’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한마디로 말할 수 없는 복잡한 느낌이다. 급진적인 미니멀리스트는 무소유를 지향한다. 현실적인 미니멀리스트는 물건의 개수보다는 그것이 지닌 단순함을 사랑한다. 감상적인 미니멀리스트는 물건과 공간이 지닌 소박함을 사랑한다.


회색이란 색 속에 무수히 많은 다름이 존재하듯, 미니멀 라이프를 살아가는 방식이 너무나 많아서 미니멀하다, 라며 무언가의 분위기나 태도를 규정하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알레르기가 반응하듯 불편했다. 그런 와중에 줄리 포인터 애덤스의 책 <와비사비 라이프>를 만났다.


줄리 포인터 애덤스 <와비사비 라이프>


‘와비사비’는 투박하고 고요한 상태를 가리키는 일본의 전통 미의식이라고 한다. 와비사비 라이프란 절제와 부족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것으로, 명상과 수행에 가까운 삶의 태도이다. <와비사비 라이프>에 소개된 다양한 문화를 가진 각국의 사람들이 타인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의 모습에서 저자가 생각하는 와비사비 라이프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와비사비 라이프와 미니멀 라이프의 관계도를 머릿속으로 그려 보다가 의미 없는 고민인 것 같아 그만두었다. 한 가지 확신한 점은 미니멀 라이프이든, 와비사비 라이프이든, 사람의 외면이 아닌 내면에 깃들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어떻게 하겠다, 라는 의지나 욕망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누군가 이것이 미니멀 라이프이다, 저것이 와비사비 라이프다, 라고 규정하는 말을 좇기보다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와비사비 라이프란 무엇인가, 와비사비 라이프가 왜 좋은가, 라고. 지금 여기에 있는 내 삶 속에서 와비사비를 발견하고, 그것을 가꾸어 나가는 과정이 진정 의미 있는 와비사비 라이프가 되어 줄 것 같다.


와비사비 라이프의 좋은 기준점을 제시해준 저자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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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담긴 의견 4

    • '와비사비'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긴 했는데 '엥, 와사비 비슷한 건가.' 하고 넘겼었어요.
      투박하고 고요한 상태를 가리키는 일본 전통의 미의식을 의미하는 것이군요.

      좀 다른 얘기지만 전 물건이 많아요. 집은 작은데 제 소유물은 넘쳐납니다. ㅋㅋ
      어딘가를 제 영역으로 결정하면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저만의 경계를 구축하는 버릇이 있거든요.
      그래서 간소한 물품으로 생활하는 사람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해요. ^_^

    • 저도 와비사비에 대해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는데, 책을 통해 뜻을 알게되었어요. 그런데 애초에 미의식을 표현한 단어라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래서 확실히 안다고 생각되지 않네요. 생활 속에서 발견해 가면서 또렷이 감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건에 애착을 갖는 첼시 님은 마음이 따뜻할 것 같습니다. 꼭 간소하게 생활하는 게 정답일 리 없으니 첼시 님 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시길 바랄께요! ㅎㅎㅎ
      즐거운 성탄절 보내시구요~!

    • 저도 와사비로 언뜻봤네요..^^

      중요한건, 필요이상가진것을 배제하고 절제하는 삶이 모토 아닐까 싶네요.
      더하는것보다 빼는것이 더 힘들다는것을 요즘 느끼고 있네요.

    • 저도 과정에 있습니다만, 만족하는 것에서 한 단계 못 미치는 수준을 지향하니 빼는 것이 조금 수월해진 것 같아요. 예가 적절한 지 모르겠지만, 잠들기 전 무언가를 먹고 싶을 때, 먹음으로서 만족을 채우기보다는, 안 먹은 허기진 배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달까요 ㅋㅋ 역시 적절치 않네요. 아무튼 뺀다는 건 단순히 물건이 아닌 '욕망'을 줄인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쉬울 것 같아요. 친절한민수씨 님 가족과 함께 즐거운 성탄절 보내시길 바랄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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