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을 위한 게스트룸

교토 일인 여행을 오래전부터 꿈꿨다. 몇 해 전부터 벚꽃이 만개하거나 단풍이 절정을 이루면 교토의 호시노야 리조트로 떠나길 마음속 깊이 바랐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건 다름 아닌 호시노야에 일인실이 있기 때문. 교토를 가로지르는 가쓰라 강과 강을 따라 아름답게 우거진 산세가 절경을 이루는, ‘물소리(水の音)’라는 이름의 객실이다. 하룻밤에 1백만 원 전후를 호가하지만, 언제 한 번 날씨 좋은 날 홀로 묵으며 제대로 된 온천을 즐기고 정갈한 일식 요리를 양껏 먹고 싶다.


호시노야 교토 미즈노네 水の音


혼자 여행할 때 가끔 꽤 괜찮은 호텔에 묵곤 했다. 쾌적한 시설과 서비스가 준비된 호텔은 확실히 편했지만, 그게 그저 좋았다고만 말할 순 없다. 대부분 호텔 객실은 이인 기준 어메니티를 갖추어서 혼자서 이용하기에 ‘사치’가 아닌 ‘낭비’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침대는 너무 크고 사용하지 않는 여분의 의자가 있고 이인분 패캐지 조식이 있는 낭비. 혼자라면, 비용이 같더라도 작은 침대와 일인 소파가 있는 적당한 크기의 방에 머물지 않을 이유가 뭘까. 오히려 돈을 더 주고서도 그편이 좋게 느껴진다.


혼자만을 위한 게스트룸


서울에 게스트룸을 열었다. 방이 작은 김에 온전히 일인을 위한 게스트룸으로 꾸몄다. 그리 크지 않은 침대와 편안한 일인 소파, 작은 테이블, 풍부한 콘텐츠를 가진 스마트 TV, 그리고 몇 달은 족히 푹 빠져 읽을 수 있는 소설들. 손님을 위했다기보다 주인인 내 기분만 위했는지 모르지만, 오늘 하루 서울 어느 곳에는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한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오늘 밤늦게 첫 손님이 게스트룸을 찾았다. 부디 편하게 머물다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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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담긴 의견 14

    • 휴가가 많이 남았는데, 연말에 며칠 머물고싶은 공간이네요. 아늑하고 멋집니다. :)

    •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저도 연말 어떻게 보낼지 조금씩 준비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벌써 한 해가 다 간 것 같네요 ㅎㅎ 에어비앤비로 문의 주시면 할인된 가격으로 드릴께요 :)

    • 어멋 블로그 특가인가요! 감사합니다ㅎㅎ
      조만간 연락드리겠습니다. :^)

    • 네 정말요 ^^ 날짜 설정해서 문의 남겨주세요 ㅎㅎ

    • 저희집이 지척이다보니 숙박 용도로 이용하진 않을 것 같지만...
      가끔 후추에게서 탈출(...)하고 싶을 때 가볼지도 모르겠어요. ㅋㅋㅋ
      두번째 사진이 보심님의 게스트룸 맞죠?
      평소 쓰시는 글처럼 단정하면서도 깔끔한 공간이어서 좋아요. +_+

    • 안녕하세요 첼시 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빈 날 날짜 지정해서 요청해주시면 오랜 블로그 애독자이신 첼시 님을 위해 초초특가로 제안드릴께요 ㅋㅋ 혹시 비앤비 가입 안 하셨으면 메일로 쿠폰도 드릴께요 :)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왔더니 대박대박 게스트하우스까지!!
      좋은 분들이 머물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맘 상할 일 없었으면ㅠㅠ
      사진으로 거의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네요:)
      저는 책도 좋지만 넷플릭스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번창하세요!

    • 다행이 아직까진 무탈합니다. 좋은 추억만 만드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놀러 오시면 따뜻한 차 한 잔 대접해드리고 싶습니다 :)

    • 보심님 능력자셨군요.
      저런 게스트룸도 운영하시고..
      게스트룸을 이용해보진 못했지만 저리 깔끔할수가있다니...
      호텔급니다!

    • 앗 능력자.. 호텔급.. 과찬입니다. 좋아하고 하고싶은 일만 궁리하다보니 타산에 맞진 않는 일만 벌이는 느낌이에요 ㅋㅋ 친절한 민수씨 님도 한 번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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